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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 치아 관리법은?

2023-05-19

라이프가이드 라이프


의사가 알려주는 건강 이야기 (성인/노인)
연령별 치아 관리법은?
' 백세 시대, 오래 건강하게 살기 위한 치아관리법'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약 83.5세로 세계 3위 수준입니다. 미국 페퍼다인대 총장을 역임했던 데븐포트는 ‘지금 대학졸업생들은 사는 동안 평균 여섯 번 직장을 옮길 것이며 두 번 이상 커리어를 바꿀 것’이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수명이 늘어나면서 사회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커리어는 바꿀 수 있지만 몸은 바꿀 수가 없습니다. 치아도 마찬가지인데요. 건강하지 못한 치아는 생애 주기별로 많은 문제를 야기합니다. 최근에는 치아의 문제가 수명 및 정신, 전신적 질환 모두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생후 6개월경 나온 유치는 평균 10년 정도 쓰다가 순서대로 영구치로 전환되고 그 영구치로 평생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80세까지 산다고 하면 무려 70년을 써야하는 셈이죠. 백세 시대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기 위해서 나이에 맞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영유아기의 구강관리 '치아우식증'
    대개 생후 6개월 전후로 아래 앞니에 첫 치아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부모님들은 유아용 칫솔을 이용해서 아이들의 치아를 닦아주는 것이 좋은데요. 구강검진 시기는 만 18개월 전후, 유치 어금니가 나오는 시기에 시작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1차 영유아 구강검진 시기를 이 때로 정한 것도 이 시기부터 본격적인 구강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불소치약은 만 2세 전후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하며 콩알(pea-sized) 정도의 크기를 묻혀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아이가 충분히 뱉어낼 수 없기 때문에 양치질 후에 거즈나 가재수건 등에 물을 묻혀 두어 번 닦아내면 삼키는 양이 거의 없기 때문에 안심하고 사용하셔도 됩니다. 
    최근에는 불소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세계소아치과학회는 첫 치아가 나오는 시기부터 불소치약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우유병이나 젖을 물고 자거나 음식을 오래 물고 있는 습관이 있다면 충치 즉, 치아우식증의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습관을 교정해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청소년기의 구강관리 '이소맹출, 부정교합'
    만 6,7세가 되면 앞니부터 유치가 빠지면서 영구치로 바뀝니다. 유치는 시간차를 두고 서서히 빠지는데 이렇게 유치와 영구치가 공존하는 시기를 혼합치열기(mixed dentition)라고 합니다.
    이 시기에는 유치가 잘 빠지고 영구치가 제 위치에 제대로 나오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요. 간혹 제 위치로 영구치가 나오지 못해서 뼈에 갇혀 있는 매복치아(impacted tooth)가 되거나 이상한 방향으로 나오는 이소맹출(ectopic eruption)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이 시기에는 가지런한 치아 배열을 위해 치아교정을 많이 하기도 하는데, 청소년기의 교정치료는 성장을 함께 고려하면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중장년층의 구강관리 '치주질환, 치경부 마모증'
    20,30대까지는 대부분 치아 및 구강 조직이 잘 유지됩니다. 그러다 40대를 지나면서 급격히 치아 상실이 일어나고 잇몸병(치주질환) 등이 증가하게 되는데요. 치주질환은 30대 이후부터 점점 증가하다가 40~50대에 이르면 10명 중 8명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치아를 잃게 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치주질환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예방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치주질환이 무서운 이유는 어느 정도 진행이 될 때까지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상당히 진행이 된 후에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치주질환은 제대로 되지 않는 양치질부터 비롯됩니다. 음식물과 세균이 만나 치아 면에 치태를 형성하고 이것이 제때 제거가 되지 않아 오래 남아 있게 되면 점차 나쁜 독소를 만들어 염증을 일으키고 치조골을 파괴하여 회복 불가능한 치주질환을 야기하게 됩니다. 
    칫솔질은 얼마나 자주 하느냐보다 얼마나 꼼꼼하게 하느냐가 더 중요한데 특히 치주질환이 있는 경우는 치실과 치간 칫솔 등의 보조기구 사용을 해주셔야 합니다. 잇몸이 내려가 있고 치아 사이의 공간이 벌어져 있기 때문에 그 사이까지 칫솔만으로는 충분히 닦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운동을 계속하지 않으면 생겼던 근육이 사라지는 것처럼 잇몸의 관리도 단기간 반짝해서는 안 됩니다. 꾸준히 지속적으로 해주어야 유지가 됩니다.
    40,50대가 되면 이유 없이 찬 물 마실 때 시리거나 양치질할 때 불편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치경부 마모증이 원인인 경우가 많은데요. 치경부는 치아와 잇몸 사이 경계부를 일컫는 말로 양치질을 너무 세게 하게 되면 그 부위의 잇몸이 내려앉고 치아가 패이면서 생기는 것을 치경부 마모증이라고 합니다. 
복합레진 등의 재료로 떼우는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평소 제대로 된 양치질을 해서 생기지 않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칫솔이 한 달이 채 되지도 않았는데 심하게 갈라진다면 너무 세게 양치질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치태를 잘 제거하는 것은 센 힘을 이용해서 닦는 것이 아니라 구석구석 닦는 것이 중요한데요. 잇몸이 헐거워지는 중장년층부터는 칫솔을 45도 각도로 기울여 잇몸에서 치아 쪽으로 칫솔을 쓸어내리듯 회전시켜 닦는 것이 치태도 잘 제거하고 치경부 마모증도 예방하는 칫솔질 방법입니다.
    또한 이 시기 잦은 흡연과 음주도 구강 건강의 적이라 볼 수 있는데요. 흡연은 체내 면역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구강 내 온도를 높여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듭니다. 음주 역시 술에 들어 있는 당 성분 등이 충치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횟수를 줄이고 흡연과 음주 후에는 꼭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노년층의 구강관리 '치아균열, 구강건조증'
    노년기의 구강상태는 보통 젊은 사람들과는 다른 모습을 나타냅니다. 우선 노화로 인해 저작근의 기능이 감소되어 씹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자주 체하고 소화가 안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근육 긴장도가 떨어져 입술 위치의 변화로 구각구순염이 쉽게 생기기도 하고 혀의 기능이 저하되어 발음문제 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침의 분비도 떨어져서 입이 자주 마르거나 미각 기능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치아를 사용했기 때문에 이가 닳아서 치아의 길이가 짧아지고 씹는 면이 편평하게 마모될 수 있습니다. 
    또한 씹는 능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질 수 있으므로 임플란트를 포함한 적절한 보철물을 통해 치열의 무너짐을 막고 저작 기능을 회복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임플란트 같은 보철물을 하게 되면 자연 치아보다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데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임플란트 점막염이나 주위 잇몸에 염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임플란트 염증으로 잇몸 뼈가 다시 녹으면 임플란트가 빠지게 되고 이후에는 어떤 치료도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더 열심히 관리해주셔야 합니다. 
    오랜 세월 치아를 사용해왔기 때문에 특별히 눈에 띄지는 않아도 치아에 미세하게 금이 가있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런 경우는 이유 없이 치아가 욱신욱신 아프거나 시린듯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치아 균열이 있다고 해서 치아가 바로 부서지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소 딱딱한 음식을 피해주시고 이를 악무는 습관 등이 있으면 스플린트 등의 치아 보호장치 등을 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고대 철학자 키케로는 저서 [노년에 관하여]에서 인생은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노년으로 넘어가며 오랜 기간을 두고 꺼진다고 했습니다.  치아 역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상해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노화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백세 시대, 오래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매일 사용하는 우리 치아 잘 들여다보고 소중히 관리해야 하지 않을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