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다음 세대 기록인
네이처링 대표, 생태기록가 ‘강홍구’
'다음 세대를 위한 것은 오늘의 자연과 생태의 기록이라고 생각해요'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자연활동 공유 플랫폼 네이처링 대표 강홍구입니다.
네이처링은 정말 가치 있고 흥미로운 플랫폼입니다. 그 처음이 궁금합니다.
회사에 다니던 시절부터 자연 생태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퇴근 후에 이와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이 있으면 찾아서 듣고는 했었죠. 2년 동안 거의 주말마다 이론과 현장을 넘나들며 개인적인 관심사를 충족해 나갔어요. 그런데 어느 시점이 되니까 이것을 제 삶과 좀 더 적극적으로 연결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이 되는 시점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늦은 나이에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원을 다녔어요. 산림 생태학 석사학위를 받고 네이처링 창업을 했습니다.
네이처링을 처음 구상했던 2013년은 자연 관찰 공유, 시민과학 플랫폼이라는 개념 자체도 생소했을 시절이에요. 동호회 등을 중심으로 카페나 블로그에 자연 사진을 공유하고 있었지만, 그 내용과 형태가 생태계 보전을 위한 자료로서 활용되기는 어려웠어요. 하지만 저는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은 계속해서 늘어나리라 생각했어요. 개인의 관심이 사회적 가치와 결합하는 형태의 가능성을 본 것이죠. 그래서 생태기록 데이터가 좀 더 가치 있게 활용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관심 있는 지인들에게 프로토타입을 먼저 만들어 보자 제안했고 그 아이디어로 ‘인터넷서비스 Mashup Camp 2013’에 참가해 대상을 받았죠. 그게 시작이었어요.

네이처링 대표, 생태기록가 ‘강홍구’

하루에 많은 양의 기록이 올라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이 어렵진 않으신가요?
누적된 관찰 데이터가 이제 120만 건이 넘어갔으니까요,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래도 다소 수월한 지점은 예전에는 서버를 다 설치해야 했지만 현재는 클라우드 서버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어서 아직은 감당할만한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에요. 그렇기에 현재 온라인 스타트업들도 10여 년 전보다는 훨씬 용이하게 일을 할 수 있는 것이고요.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클라우드 백업을 이중으로 하고 있어요. 지금 시점으로 하루에 약 1500개 정도의 데이터가 올라오고 있어요. 11월에는 새들이 많이 올라와서 새 관련한 데이터가 많이 업로드 되는 추세예요. 네이처링의 관찰 데이터는 아무래도 생태 기록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즌을 타거든요. 그래서 때마다 계절의 변화를 잘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해요.




네이처링 안에서 자유롭게 자연 관찰 데이터를 올리기도 하지만 신선하고 시급한 프로젝트도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맞아요. 프로젝트는 저희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프로젝트의 비전을 같이 맞추고 협력해 결과물을 만들어나가는 모델이죠. 그리고 그 목적에 가닿기 위해 미션을 설정하고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도록 열어 놓고요. 현재 부산에서도 진행되고 있는 생물 다양성 탐사는 전문가와 시민이 지역에 무슨 생물이 있는지를 알고 기록으로 남기는 과정이에요. 예전에는 단순히 어떤 종인지 전문가가 설명하는 단계에서 그쳤는데 저희는 이를 기록으로 남기고 의미를 가질 수 있는 형태로 데이터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죠. 이처럼 지자체나 기관이 저희와 협업하였을 때 장점은 그들이 고민했던 것을 넘어서는 좋은 결과를 객관적이고 신뢰도 높은 데이터로서 확인할 수 있다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더 적극적인 의미로서의 탐사와 기록, 공유를 제안하는 것이죠.
기관과의 협력 모델로서 네이처링 플랫폼이 사용되는 것이군요. 지자체와의 협력사례가 더 있으신가요?
대표적으로 생각하는 모델은 성남과 울산이 있는데요. 과거와는 다르게 지자체에서도 5년마다 도시생태현황지도(비오톱 지도)라는 것을 의무적으로 만들어야 해요. 이것을 제작할 때 시민들의 참여와 열람을 권고하고 있어요. 그래서 선진적으로 기획하는 지자체에서는 시민들이 참여한 이 내용을 잘 활용하고 싶어 하는데 이게 쉽지 않아요. 데이터가 맞는지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고 결과를 잘 정리해서 데이터를 생산하기도 해야 하니까요. 이 과정을 조금 더 체계적으로 잘 구성하고 진행하기 위해 저희가 함께 협업을 한 거예요. 우선 분야별로 시민들이 모니터링 과정으로 관찰 기록을 올려주시면 저희가 섭외한 자문 전문가들이 주기적으로 검증 절차를 진행해요. 그리고 지자체에서 필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raw data’ 즉 순정 데이터로 제공을 하게 되는 것이죠. 이처럼 기관과 지자체의 시민 모니터링의 체계를 잡아주어 자연보전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 또 도시생태 현황지도(비오톱 지도) 작성의 기초 및 갱신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어요.




이런 공익성은 전국의 수많은 시민 환경 단체와도 많은 연결고리가 있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떠신가요?
저희도 시민단체가 네이처링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혹은 생태기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협력 요청이 들어오면 최대한 대응하고 있어요. 교통비만 받고 지역에 내려가는 일도 많았죠. 제주 곶자왈의 경우는 개인적으로 임펙트가 커서 기억에 남는데요. 제가 제주에 있는 시민단체의 회원이기도 하고 대학원 시절 연구 주제가 곶자왈의 식생 구조였던 만큼 애정이 있는 곳이에요. 제주는 현재도 개발이 정말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곳 중의 하나고, 곶자왈도 그 영향을 피해갈 수 없었어요. 보통은 개발 계획이 발표되면 간이 환경 조사를 시행하지만 부실한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사)곶자왈사람들에서 곶자왈 지역 보전을 위한 시민 모니터링의 목적으로 곶자왈 개발 지역에 서식하는 주요 관리종에 대한 전수조사를 몇 년 동안 실시했어요. 예전에는 그것을 종이에 남겼지만 이후에는 이를 네이처링의 프로젝트로 남기셨고 저희는 이것을 분석하는 것을 도와드렸죠. 지역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운동으로써 네이처링의 역할이 생긴 것이죠. 온라인상에 이 기록이 엄청난 증거로서 작용하다 보니 사회적 대응을 하는 데 큰 힘이 되었어요. 곶자왈을 잘 보존하면서 올바른 정책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어 정말 뿌듯한 사례로 기억하고 있어요.
데이터가 증거로서 작용한다는 말이 감동적이기도 하면서 근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게 살아 있는 기록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물론 어떤 필요에 의해서 전문가집단이 일정 기간 진행하는 조사 활동이 더 과학적인 결론을 낼 수도 있겠지만, 내 주변의 것들은 그곳에 사는 사람이 제일 잘 알잖아요. 시간의 변화에 따른 생물들의 기록을 가장 잘할 수 있는 한명 한명의 관찰자들의 분포가 전국적으로 형성이 된다면 이는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기록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근거가 되는 것이죠. 곶자왈의 기록 역시 그렇기에 충분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고요.
마지막으로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다음세대를 위한 기록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것은 오늘의 자연과 생태의 기록이라고 생각해요. 다음세대가 있기 위해서는 오늘의 이 자연이 다음 세대가 살아가는 그때도 있어야 하니까요. 간단하지만 정확한 이 가치를 많은 분이 공감해주시고 실천으로 옮겨 주시길 바라는 마음이에요.

EDITOR AE류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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