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시민의 시선으로 기록하다_시민에디터
시민의 시선으로 바라본 국립청주박물관
'청주박물관의 사계 중 봄과 여름의 기록-청주 시민의 영혼의 휘트니스센터가 되길 바라며'

내 어깨에 얹혀진 삶의 무게가 버겁다고 느끼던 어느 여름날 청주박물관을 알게 되었습니다.
박물관은 유물을 전시하는 곳이란 막연한 기대는 금방 깨졌습니다. 전시실 주변을 휘감듯이 조성된 작은 숲으로 인해 박물관은 대저택의 커다란 정원으로 다가왔습니다.
정원의 산책길과 벤치는 삶의 무게에 버거워하던 저에게는 쉼터가 되었습니다. 산책길은 저명한 철학자가 걷던 길 같기도 하고, 벤치는 저명한 석학들이 모여 쉬면서, 두런두런 인류의 앞날을 토론하는 곳 같기도 하였습니다.
박물관의 커피숍은 목마른 제게 오아시스 같은 곳이기도 하였습니다.
커피를 한잔 들고 산책길을 걸으며, 커다란 호흡으로 숲의 맑은 공기를 마시고, 때론 벤치에 앉아 철학자 흉내도 내보고, 때론 벤치에 누워서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구름이 솜사탕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마침 제가 박물관을 알 무렵은 한창 사진 촬영 삼매경에 빠져 있을 때이기도 하였습니다.
아름다운 박물관 건물과 정원에 빠져 사진을 촬영하다 보니 사진은 기록이 되었고, 문화가 되었습니다.
나아가 예술 작품으로 자랑하고픈 몇몇 사진들이 생겼습니다.
박물관과 사진은 저에게 삶의 쉼터이며, 재충전하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기 충분하였습니다.
박물관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리며, 어쭙잖은 사진가의 작품을 시민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어 이렇게 전시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진전이 감상하시는 모두에게 영혼의 휘트니스센터가 되길 바랍니다.
- 이경순 -

청주박물관의 봄 (사진. 시민에디터 이경순)



위의 글은 시민 에디터 이경순이 2023년 10월 9일 ~ 10월 13일까지, 청주박물관과 이곳을 찾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촬영한 사진들을 소재로 “hello museum”이란 사진 전시회를 가졌는데, 이때의 작가 노트에 썼던 글을 이곳에 옮긴 것입니다. 특히 ‘영혼의 휘트니스센터’라는 단어는 이양수 박물관 관장이 만든 단어를 차용하였습니다.
위의 글에서 알 수 있듯이 박물관에서는 풍광의 이점을 살려 박물관 건물과의 조화를 고려한 작은 숲을 조성하였습니다. 달리 표현하면 큰 정원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이는 시민에게 안식과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기에 충분합니다. 특히 숲속의 벤치나 오솔길은 시각적으로도 편안함을 느끼게 하면서 사색하기에 아주 좋은 곳입니다. 이렇게 시민의 쉼터인 박물관의 사계를 사진으로 담아 기록하여 미래 세대에게 전하고자 합니다.

청주박물관의 여름 (사진. 시민에디터 이경순)



건축과 공간, 미래유산으로서 청주박물관을 이야기하다– 청주박물관 이양수 관장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이양수 관장은 서울 출신으로 부산대학교에서 요즘 보기 드물게 고고학을 공부하여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한 학구파 고고학자이다. 탐험을 좋아하여 대항해 시대처럼 머지않은 미래에 우주 탐험할 사람을 모집하면 아마도 탐험 단장으로 지원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이를 위해 출퇴근도 자전거를 이용하는 등 체력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한다.
직원들이 박물관 순찰하는 데는 전기자전거를 이용하도록 배려하면서도 자신은 체력관리를 위해 동력의 도움을 받지 않는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었다. 그의 이런 면모를 보고 있자니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우주여행을 하였던 일론 머스크가 떠올랐다.
인터뷰의 첫 질문은 상투적이지만 박물관의 역할을 먼저 물었다. 관장은 청주박물관은 금속 유물이 주된 유물이지만, 박물관이 유물 관람뿐만 아니라 시민의 휴식 공간이면서 또 미래를 위한 에너지를 얻는 곳이길 바란다고 하였다. 특히 미래 세대인 어린이를 위한 메타버스 플랫폼 ‘청박버스’라는 어플리케이션을 제작하여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청주박물관이 “영혼의 휘트니스센터”이길 기대한다는 관장의 설명에 머리를 한 대 맞는 기분이었다. 이 얼마나 기발하고, 기막히고, 훌륭한 비전인가! 이보다 더 훌륭한 미래 비전이 있을 수 있을까!
어느 선현의 말씀에 ‘어느 나라의 과거를 알려면 박물관을 가고, 현재를 알려면 시장을 가고, 미래를 알려면 도서관을 가보라.’는 격언이 있다. 관장과 인터뷰하는 내내 청주박물관은 과거만 알게 하는 곳이 아니라 어린이에게는 미래의 꿈을 갖게 하고, 성인에게는 인문학을 비롯한 각종 문화 혜택을 제공하는 곳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점에 놀라면서 또 고마웠다. 실제로 청주박물관은 건물 자체로 청주의 미래유산이면서, 넓게 보면 아주 훌륭한 정원이다. 박물관을 처음 신축할 적에 박물관 부지(산) 소유자였던 곽응종 옹께서 약 3만 평을 기부하여, 유명한 건축가이신 고 김수근 선생님께서 설계를 하신 건축물로 세계에서 볼 수 없는 유일한 건축양식으로 지어졌다.
관장은 이러한 박물관 건물 자체가 가장 소중한 유물이라고 하면서, 박물관을 네덜란드 국립박물관처럼 청주의 랜드마크로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하였다. 관장의 소망이 꼭 이루어지질 빈다.

청주박물관의 가을 (사진. 시민에디터 이경순)



관장은 만들고 싶은 또 하나의 박물관으로 경주박물관을 예로 들었다. 유독 경주시민은 경주박물관 직원들을 존경과 사랑으로 대하고 있다는 점을 소개하면서, 청주박물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분들도 청주시민에게 경주처럼 존경과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으로 청주박물관 소속 직원들 사랑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하였다.
문화소외계층(장애인)을 위하여 전시실 입구에 점자판을 만드는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꾸준히 늘려 가고 있다고 한다. 박물관 입구에 유모차(요즘은 ‘유아차’라고 부른다.)와 휠체어가 구비되어 있고, 박물관에서 제공하는 각종 영상자료에는 자막을 제공하는 것으로 문화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를 늘려가고 있다.
그는 청주박물관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하였고, 열정도 넘쳐났다. 관장의 열정에 넘친 박물관 설명에 푹 빠져 듣고 있다가 하마터면 복합문화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빼놓을 뻔하였다. 이건희 컬렉션 전시가 진행 중인 점에 대해 청주박물관에 심심한 감사를 드리면서, 누리집에서 소개하고 있는 대로, ‘숨’과 ‘쉼’이 있는 박물관에 고마워하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인터뷰한 소감은 박물관의 역할이나 기능뿐만 아니라 관장의 고고한 성품이나 학식이 마치 유발 하라리나 제러드 다이아몬드 같은 세계적 석학들을 인터뷰한 느낌이 들었다.
관장님의 일정에 여유만 있었다면 하루 종일 인터뷰를 하고 싶을 정도였으니.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어서 소중했다.
시민의 시선으로 기록하다, [2023 시민에디터]는 문화도시 청주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청주 미래유산 이야기를 시민에디터의 목소리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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