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시민의 시선으로 기록하다_시민에디터
시민의 시선으로 바라본 플라타너스 가로수길
'플라타너스 가로수길이 청주의 자랑인 이유'

청주의 플라타너스 가로수길은 [청주자랑 100가지]에 들어있다.
청주의 관문, 녹색터널, 가로수, 플라타너스 나무…. 청주 사람들이 [청주의 자랑]으로 손꼽는 이유가 무엇일까?
몇 편의 글을 적는 내내 나는 이 질문에 질문을 거듭했다. 해답을 찾아 가로수길을 차근차근 걸어보려 나선다.

헌혈의 집(대한적십자사) 길 버스정류장 앞 (사진. 시민에디터 구자옥)



“휴암 지상육교에서 가로수 터널”
청주의 플라타너스 가로수길은 고속도로 진입로 중 가장 운치 있는 길로 통한다.
길 양편 가로수 가지가 도로 위에서 맞닿아 봄부터 가을까지는 나무 터널을 형성했었다. 옛 건설교통부가 뽑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도 등재됐다. 경부고속도로 개통 당시 4차로였던 것을 2010년 4월 6차로로 확장하면서 전국적인 드라이브 코스로 이름을 얻었다. 휴암 지상육교에서 바라본 양쪽 가로수 길이다.
※자료조사 : 문화재지킴이
플라타너스 나무에 많은 청주인들의 애정이 있었기에 가로수 터널을 만들 수 있었다.
터널을 조성한 옛 강서면 홍재봉 면장님께서는 이런 공로로 2000년 충북환경인상 특별상을 받기도 했으며, 가로수터널은 2001년 산림청의 '아름다운 거리 숲' 대상을 받았다.
※자료조사 : NEWSIS 노영원 기자 글 (제목: 청주 가로수터널 만든 홍재봉 옹 타계)
플라타너스 가로수길의 만추와 모래시계
시대를 담는 드라마들 속에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이 있다.
1995년 1월과 2월 사이 24부작 SBS 드라마 [모래시계]는 당시 시청률 50.8%였다. 광복 이후 대한민국의 현대 산업화 및 민주화 시대를 다룬 작품을 논할 때 절대로 빠지지 않는 드라마이다. 1995년에는 다루기 어려웠을 격동의 근현대사를 사실적으로 다룬 작품이며 배우들의 연기는 지금 보아도 빛바램이 느껴지지 않는다. 청주시민들이 더욱 이 드라마를 애정하는 이유는 드라마에 플라타너스 가로수길이 나왔기 때문이다.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에서 영화를 만날 수도 있다.
만추(晩秋)!!! 이 영화를 검색하면 현빈, 탕웨이 주연의 [만추]가 검색된다. 영화 [만추]는 1966년 이만희 감독의 원작으로 2011년 리메이크 이전에 1982년에 먼저 리메이크 되었다. 1982년 작품인 만추(晩秋)에도 역시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이 나온다. 영화 속 장면을 찾아보았다. 도로 확장 공사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가장 영화 장면과 흡사한 곳을 사진으로 담았다. 이 곳은 푸르미 스포츠센터를 가기 위해 갓길로 내려가지 않고 직진한 길이다. 비교하고 보니 더 닮은 느낌이다.

영화(만추 장면) 휴암동가로수길 (사진. 시민에디터 구자옥)



가로수 길에 관심을 가지면 이렇듯 곳곳에 소소한 재미가 있다.
우리 모두는 늘 길과 소통하고 만나고 있다. 갓길에 그저 촘촘히 심겨진 까닭으로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았을 플라타너스 가로수는 그냥 ‘나무’가 아니다. 우리 삶을 함께한 ‘시간의 나무’이다. 청주의 변화를 함께 했고 변화의 시간도 묵묵히 지켜보았다. 드라마와 영화에도 나온 만큼 촬영지라든가 머무르고 감상할 공간이 좀 어필 되면 좋겠다. 그렇기 위해서는 매년 적정한 예산으로 죽어가는 나무를 교체 보식하는 등 지속적으로 멋진 경관을 유지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이 멋진 플라타너스 가로수길이 자랑스럽다. 우리 모두가 자랑스러울테니까! 보다 더 뽐내면 좋겠다.
플라타너스 나무와 함께 나이테를 얻는 사람들
가을이 깊어지면 가을 향기를 얻는다.
플라타너스 나무가 초록의 싱그러움으로 세상을 덮는 시기였다. 초록에게서 얻는 생동감과 길을 따라 끊임없이 이어지는 플라타너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과 미소 짓는 순간이며 누군가는 떠나는 중이고 누군가는 돌아오는 길이다. 모두가 각자의 스토리텔링으로 그 길을 지난다. 곧 만날 가을 향기를 얻을 것이다.
플라타너스 가로수 길에서 하이킹을 한 기억이 있다는 시민을 만났다.
소녀들은 양백여상을 1993년도에 졸업하였다. 같은 해에 졸업했지만 1972년생, 1974년생, 1975년생으로 나이가 다르고 태어난 곳도 충북 보은, 충남 태안, 충북 청주로 다르다. 지금은 각자의 자리에서 너무 잘살고 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의 유년시절을 보낸 소녀들이다. 아빠가 일찍 돌아가셨거나 재혼가정 등으로 세상에 일찍 발을 내딛고 산업체 학교를 다닌 소녀들이다. 소녀들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2022년 11월 15일에 KBS 청주특별기획으로 ‘양백의 소녀들’이 방영되어 70년대에 양백을 다닌 소녀들의 이야기를 보았기 때문이다.

양백여상 하이킹 시민 (사진. 시민에디터 구자옥)



이*옥(1974년생) “우리 고등학교 때 기숙사에서 후문으로 나와 하복대 방향으로 오면 자전거포가 있었어요. 신분증인지 학생증인지 뭘 맡기고 대여료를 내면 정해진 시간동안 자전거를 빌릴 수 있었어요. 그럼 길을 잘 모르니까 플라타너스 길을 따라서 하이킹을 하고 그랬던 거지. 길을 알아서 갔다기보다는, 건물이 적고 나무들이 줄지어 있어서 하이킹하기 좋아서 몇 번 갔었던 것 같아요.”
진*미(1972년생) “어릴 때 사진은 많이 없지만 추억으로는 여고생의 천진난만함을 감출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일하면서 공부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학교생활이나 학창시절일 때만 느낄 수 있는 친구들과의 추억, 존경하는 선생님 그런 것들이 있어요. 하이킹도 그 중에 하나였죠. 자전거 탈 줄 알아서 할 수 있었던 것인데, 제 기억에 플라타너스 나무가 그때는 훨씬 더 터널처럼 짙푸르고 멋있었던 것 같아요. 가끔 차를 타고 지날 때 보면 그 때보다 뭔가 허전하다는 생각이 들곤 하거든요.”
최*숙(1975년생) “우리 고등학교 다닐 때 일회용 카메라가 있었어요. 코닥이던가? 필름 사진기로 사진을 찍곤 했어요. 인화해야하는 사진인데 그래도 돈을 버니까 많이 찍고 서로 추억을 나누고 그랬죠. 그 중에 당시 하이킹 하면서 찍었던 사진을 가지고 있었어요. 우리가 가로수 길로 하이킹을 갈 수 있었던 것은 당시에는 차량이 이렇게 많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나무는 자신의 몸에 성장의 링을 만든다.
사람들의 사연을 가득 담고서 나이테를 키워간다. 우리는 어떤 나이테를 가지고 있을까? 즐거운 상상을 한다. 분명 이 길을 지나는 청주시민들은 플라타너스 나무와 함께 멋진 성장의 나이테를 만들어가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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