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시민의 시선으로 기록하다_시민에디터
시민의 시선으로 바라본 중앙동 헌책방
'청주시 미래유산 중앙동 헌책방|중앙서점과 대성서점'

청주 기록활동가 양성 과정 ‘기초과정’, ‘심화과정’ 그리고 ‘실습과정’을 거친 청주의 시민기록가들이 한 단계 나아가 시민에디터가 되어 청주 미래유산을 시민의 시선에서 기록합니다.
늦지도 이르지도 않은 나이에 대학을 다니게 되었다. 평소 명리학에 관심이 많았고, 그래서 선택한 전공이 얼굴경영학과 동양학이다. 이 신비롭고 독특한 전공 덕분인지 전공 관련 서적을 구하는 일이 생각보다 만만찮다. 옛 서적의 경우에는 교보문고 중고서적 전문점을 곧잘 이용하였는데, 6월부터 교보문고에서 중고서적을 취급하지 않아 필자의 사무실 근처에 있는 중앙동 헌책방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관심을 가지니 궁금해졌고, 전공 서적을 구한다는 핑계로 들락날락하기 시작하였다.
때마침 중앙동 헌책방이 청주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시민기록활동가로서 지역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미래유산 선정 소식이 꽤 반가웠다. 게다가 올해 시민에디터 활동 주제가 청주의 미래유산이라니 기막힌 우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의 사무실이 중앙동 헌책방인 중앙서점과 대성서점 맞은편 상가에 자리 잡고 있으니 말이다.

중앙서점에 부착되어 있는 청주미래유산 현판 (사진. 시민에디터 김명동)



“옛길, 헌책방이 들어서다”
예전에는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시외버스가 별로 없어 대중교통으로서 기차를 주로 이용하였다. 그렇기에 중앙동에 있던 청주역이 우암동으로 이사하기 이전인 1968년도까지는 청주시 진입의 관문이었다. 현재는 중앙동에 있었던 청주역을 재현하여 역사박물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헌책방이 있는 길은 청주시가 차 없는 거리를 조성하면서 소나무를 심기 전에는 도로 양편에 가로수가 조성되어 있었던 신작로였다. 내덕동 오거리(증평, 진천 방향)에서 석교동 육거리(보은, 대전방향)로 가는 청주시의 간선 도로로 버스가 다니던 길이었다.
인근에 주성초등학교, 청주중학교, 청주공업고등학교, 청주여자고등학교가 있고 청주시의 중심지역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좋았다. 서민의 휴식공간인 중앙극장이 있었고, 헌책방과 이웃하고 있는 중앙주상복합아파트 2층에 중앙예식장이 위치하여 휴일이면 최고의 인파를 붐비던 지역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던 거리여서일까, 자연스럽게 책방 거리가 형성되었다.
처음에는 중앙동에 책방이 14개가 운영될 정도로 책방 거리로 명성을 구가하였다. 그러나 유신상사서점은 교구전문점으로 전환하였고, 중앙서점과 대성서점이 헌책을 전문으로 거래하는 서점으로 현재까지 남아 있다. 1996년경 중앙동 서점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청주시 서적조합원 회원명단 (사진. 시민에디터 김명동)



취재하면서 청주시 서적조합원 회원명단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세월의 흔적이 묻은 회원명단에는 상호와 성명, 주소와 전화번호가 깔끔하게 기재되어 있다. 이후 생기는 신입 서점의 경우에는 아래 수기로 적은 흔적들도 보인다.
?서점 주인장을 만나다|중앙서점 - 중앙서점 주인장 한영수님 인터뷰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반갑습니다, 저는 중앙서점을 운영하는 한영수입니다.
Q. 헌책방은 언제, 왜, 오픈하셨나요?
A. 군대를 다녀오고, 대학교 2학년 재학 중이었는데 그때 가정형편이 갑자기 기울었습니다. 학업을 중도 할 수밖에 없었지요. 그리고 노점으로 책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도내 학교를 대상으로 학생들 등교 시간에 맞춰서 교문 앞에서 노점으로 책 판매를 하여 돈을 벌었습니다. 그리고 그 돈으로 1972년에 중앙시장 앞에서 서점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서 서점 신간 서적의 매출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헌책을 사고 파는 헌책방으로 전환이 되었습니다.
Q. 헌책방을 이용하는 주 고객은 어떤 분들이신가요?
A. 파시는 분들은 집에서 책을 보관하고 있다가 처분하기 위해서 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시는 분들은 정년퇴직하신 분들이 평소에 관심이 있던 책을 구하러 오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어떤 분은 80년대 이전 책을 모두 거두어 가시기도 하더라고요. 그리고 빌려보시는 분들도 제법 있는데요, 주로 무협지를 빌려 가고 또 바꿔보고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Q. 서점을 운영하시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A. 열심히 살았다는 것, 그냥 그 기억이 제일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몇 년 전에 식구를 떠나보냈는데, 이 일 하느라 잘 해 주지 못한 것이 생각이 나고 후회가 됩니다.
서점 주인장을 만나다|대성서점 - 대성서점 주인장 박봉순님 인터뷰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대성서점을 운영하는 박봉순입니다. 38년생이고요, 현재 86세입니다.
Q. 헌책방은 언제, 왜, 오픈하셨나요?
A. 1962년에 제대해서 서울 청계천에 있는 경북서점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 집 형제가 서점을 했는데 아우가 춘천에 책방을 내서 파견으로 근무를 했습니다. 그때 춘천에서 집사람을 만나고 결혼하고, 집사람 작은아버지가 대전으로 발령이 나서 이사차 타고 대전을 왔다가 청주가 교육도시라 서점을 하는 조건이 좋을 것이라 생각을 해서 1970년도에 수동 대성 여고 앞에서 서점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후 청주의 중심인 중앙동으로 옮겨 1974년 12월 3일부터 지금 서점을 시작했습니다.

대성서점 내에 있는 서적들 (사진. 시민에디터 김명동)



Q. 헌책방을 이용하는 주 고객은 어떤 분들이신가요?
A. 74년부터 80년대 초까지는 귀한 책들이 많이 유통되었습니다. 고문서나 서적이 많았어요. 지금은 많이 없죠. 그래도 아직까지 고문서나 서적은 충북대학교 고고학을 하시는 교수님, 공주대학교에서 국문학을 하시는 교수님, 중원대학교 교수님, 청주문화원장 등. 서적이 필요한 고객들이 많이 찾아오십니다.
Q. 서점을 운영하시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A. 글쎄 옛날에 한참 잘 될 때는 점심도 못 먹었어요. 학생들이 하도 몰려와서 정신을 못 차렸지요, 성황이었을 때는요. 1970년 지나고 1990년까지 성황이었다고 보면 됩니다. 2000년 넘어서 안 되기 시작했어요.
시민의 시선으로 기록하다, [2023 시민에디터]는 문화도시 청주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청주 미래유산 이야기를 시민에디터의 목소리로 만나보세요.

EDITOR 편집팀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전화 : 043-219-1006
주소 :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 상당로 314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2층
홈페이지 : www.cjculture42.org
청주문화도시조성사업
본 칼럼니스트의 최근 글 더보기
해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