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시민의 시선으로 기록하다_시민에디터
시민의 시선으로 바라본 육거리시장
'청주 육거리 종합시장 중요 정보'

청주 기록활동가 양성 과정 ‘기초과정’, ‘심화과정’ 그리고 ‘실습과정’을 거친 청주의 시민기록가들이 한 단계 나아가 시민에디터가 되어 청주 미래유산을 시민의 시선에서 기록합니다.
육거리시장은 청주의 대표 시장으로서 전국 5대 전통시장으로 손꼽힐 정도로 규모도 크고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공간이다. 청주 하면 육거리시장이 떠오를 만큼 육거리시장은 청주의 상징이 되었고 전국적으로도 많은 사람에게 추억의 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청주 인근에서 사방으로 접근성이 좋고 유동인구가 많아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이 단골로 찾는 곳이기도 하다.

5.26. 육거리 선전탑_1997년 (사진. 시민에디터 홍석원)



1970년 청주 시내 도로를 정비하면서 석교동에 육거리가 만들어져 ‘육거리시장’이 탄생했다. 육거리는 무심천 물길의 제방에 해당되는 탑동 방향 영운로와 남일면 방향 단재로, 미원 방면 청남로 그리고 도청 방면 상당로에다 육거리 시장 안쪽의 두 통로를 합쳐 육거리라 부른다.
육거리시장의 형성과 발전은 무심천 수로의 변경과 국도의 개설 이후 대중교통이 집중되면서 번창하였다. 육거리시장의 시초는 무심천 변의 가축 시장과 인근의 농산물 및 땔 나무 장사, 농기구 만드는 대장간, 국밥집 등으로 나라가 가난한 시절 서민들 애환이 담겨 있는 곳이다. 남북으로 발전했던 시장은 새벽시장, 노점들과 조화를 이루어 동서축을 이루어 현재는 바둑판 형태를 이루고 있다.
공연 기획자이자, 청주문화의집 사무국장 유명옥 님을 만나다. 시민에디터 박미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로 알려진 남석교가 묻혀있는 유서 깊은 옛 터전인 이곳 시장에는 매년 정월 대보름이면 다리밟기 민속놀이가 행해진다. 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며 패션 거리, 먹자 거리, 채소 거리, 혼수 거리 등 다양한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고 농촌의 맛과 풍부한 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전통시장이다.
2023년 10월 17일 화창한 가을 날, 육거리시장 야외무대에 빵빵! 황금마차(남석교를 아시나요?) 음악극이 떴다. 본래도 오가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인 곳에 음악극이라니, 호기심과 함께 도착한 그 곳에는 시작도 전에 이미 몰려든 사람들, 잠시 손님이 없는 틈에 고개를 빼꼼 내밀고 지켜보는 시장 상인들까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게 확연히 느껴지는 평소 육거리시장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곧 육거리시장을 바라보며, 관중을 바라보며 공연 기획자의 작품 소개가 시작됐다.

빵빵! 황금마차(남석교를 아시나요?)



청주문화의집이 위치한 석교동은 청주읍성 남문 밖 무심천 위에 놓여있던 돌다리에서 따와 ‘남석교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현재 남석교는 청주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으로 유명한 육거리시장 밑에 매몰되어 있다. 문화재 남석교의 보석같은 이야기를 상황극을 통해 흥미를 더하여 참여자는 물론 도민들에게 쉽게 전달하여 인식개선과 지역의 자긍심과 애향심을 심어주고자 하였다. 출처 : 빵빵! 황금마차(남석교를 아시나요?) 음악극 리플릿
클래식기타, 고고장구, 통기타 연주에 상황극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육거리시장 앞 신호등은 여러 차례 바뀌었다. 초록불 신호에 건너가는 사람들, 벤치에 앉아 잠시 머물며 응시하는 사람들, 장바구니를 잠시 옆에 내려놓고 얼음이 된 듯 멈추었다가 다시 발길을 재촉하는 사람들 모두의 시선 속에는 잠시 과거 육거리시장의 모습이 그려진 듯 했다.
잠시 시간여행을 떠난 듯 공연을 마치고 기획자의 글로 표현된 기획의도가 아닌 목소리로, 이야기로 그에게 직접 듣고 싶어졌다.
Q. 육거리시장에 매몰되어 있는 남석교를 주제로 한 이유가 궁금해요.
A. 우리 청주문화의집이 일단 석교동에 위치하고 있고요. 가까이에 있는 우리 근현대사의 전통시장, 육거리시장은 어머님들 삶의 터전이었잖아요. 그래서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고 그 밑에 남석교가 매몰되어 있는, 우리 동네에 얽힌 숨은 이야기를 생각하게 됐어요. 클래식 기타와 고고장구, 통기타 이렇게 동아리 세 팀을 함께 묶어서 짧게라도 우리가 음악극을 한번 해보면 어떨까 해서 기획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석교와 육거리시장에 이어 본정통(성안길의 옛 일본식 지명)을 우리 동네라고 표현하는 유명옥님의 향수 짙은 청주 이야기가 이어졌다. 어쩌면 그 향수가 우연인 듯, 인연인 듯 이 공연을 불러일으킨 게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우리 동네라고 표현하는 그의 동네, 육거리시장에 대한 이야기가 더 듣고 싶어졌다.
Q. 육거리시장을 동네라고 표현하시는데 유명옥님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요.
A. 저는 청주에서 태어났고 대학 4년만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고 쭉 살았어요. 그래서 저는 청주가 제일 좋습니다. 청주 시내에서 살면서 도보로 충북여중, 그리고 충북여고를 나왔어요. 그러니까 6년 동안 등하교를, 육거리시장을 항상 걸어서 통과를 했어요. 74년도부터 다녔던 거죠. 육거리시장에 추억이 많으니, 극을 만들면 서도 “이소아과 옆에 호떡집으로 와.” 이런 대사가 있는데 그게 그 시절, 과거 추억 속 장소가 나오는 거죠. 그리고 여기 제일교회가 있잖아요. 우리가 고등학교 다닐 때 교회 오빠들이 우리 여학생들의 마음을 심쿵하게 만들었잖아요. 극에도 그 내용이 들어가 있죠.(웃음)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깔깔깔 웃음이 나던 그 시절, 한창 과거 육거리시장 이야기를 하는 유명옥님의 모습이 영락없이 교회오빠에게 심쿵하던 여고생 같았다. 그랬던 그 곳에서 기획한 공연, 기획자로서 마이크를 잡고 육거리시장을 바라볼 때에는 어땠을까 궁금해졌다.
Q. 육거리시장을 마주 보고 인사말 하시던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A. 내가 마이크 잡고, 우리가 공연한 장소에 엄마가 맨날 그 자리에 앉아 있었어요. 어쩌다가 운전하면서 지나가면 엄마는 거기에 앉아서 사람을 이렇게 구경을 했어요. 연로해지면 사람들이 그리워지잖아요. 우리 엄마 나이 83세, 작년에 돌아가셨는데 한 80세에 치매가 오면서부터 거기 가서 계속 앉아 있었어요. 그래서 나는 육거리시장에 가면 엄마 생각이 많이 나죠. 어제도 공연할 때 보니까 할머니가 노래하고 박수 치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우리 엄마가 그 자리에서 항상 있었거든요. 그래서 나한테는 육거리시장이 굉장히 그리운 곳이에요.
그저 그리운 곳. 공연 기획자로서가 아닌 유명옥 님의 이야기이자 미래 내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말. 미래문화유산으로서의 육거리시장이 가진 의미라면 많은 것이 있겠지만 나에게는 이 한 마디면 충분하다는 생각을 했다.
시민의 시선으로 기록하다, [2023 시민에디터]는 문화도시 청주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청주 미래유산 이야기를 시민에디터의 목소리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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