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청주 문화도시조성사업 [도시이야기 여행]
세계기록유산 직지-1부
'-숨겨진 운천동 이야기- 구루물 산책'

‘구루물 산책’은 2023 청주 문화도시조성사업 [도시이야기여행]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된 단행본입니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운천동의 숨겨진 다채로운 발굴 이야기를 흥덕사지를 발굴한 지역 전문가를 통해 시민들에게 알리고자 엮은 책입니다.
Cheapter4. 세계기록유산 직지
청주의 자랑인 『직지(直指)』는 1377년(고려 우왕 3)에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간행한 책이다. 이 책의 이름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로 좀 길다보니 「불조직지심체요절」, 「직지심체요절」, 「직지심체」, 「직지」 등으로 줄여서 부르다가 지금은 『직지』가 거의 일반화되었다. 처음 이 책이 세상에 소개된 1972년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주최한 ’책’ 전시회에서 「직지심경」이라 소개되어 한동안 그렇게 불려졌다.
『직지』의 편저자는 백운화상으로 전라북도 정읍에서 1298년(충렬왕 24)에 태어났다. 백운은 호이고, 법명은 경한(景閑, 1298∼1374)이다. 백운화상은 어려서 출가하여 40여 년 동안 일정한 스승 없이 전국의 유명한 사찰을 돌아다니며 도를 닦다가 54세 때인 1351년(충정왕 3) 5월에 중국으로 건너가 10여 년 동안 머물며 지공(指空)에게 법을 묻고, 석옥(石屋)에게서 임제종의 선법을 전해 받은 뒤 귀국하였다. 1353년(공민왕 2) 석옥은 임종하면서 백운화상에게 전법게(傳法偈)를 지어 제자 법안(法眼)에게 전할 것을 당부하였고, 법안은 이듬해 고려로 와서 이를 전하였다. 1365년(공민왕 14)에 나옹(懶翁)의 천거로 다시 공민왕의 부름을 받아 신광사의 주지가 되었고, 1367년에는 보우(普愚)의 천거로 공민왕의 부름을 받았으나 사양하였다. 1368년 경기도에 왕비 노국공주의 원당으로 창건한 흥성사의 주지가 되었다. 1369년 김포 포망산 고산암에 은거했다가 다시 나옹의 추천으로 1370년에 있었던 공부선(功夫選)의 시관직(試官職)을 맡았다. 그 뒤 여주 혜목산 취암사(鷲巖寺)에서 후학들을 지도하다가 ‘이르는 곳이 모두 돌아갈 길이요, 만나는 곳이 모두 고향’이라는 게를 남기고 입적하였다. 선은 무심일도여야 하므로 마지막에는 화두마저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직지 하권 마지막 쪽



『직지』는 경한 스님이 선의 요체를 깨닫는 데 필요한 내용을 발췌하여 1372년에 초록한 불교교리서로서 상하 2권으로 간행되었다.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간행한 책은 현재 상권은 전하지 않고, 하권 1책(총 38장)만이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전하고 있다. 이듬해 여주 취암사에서 다시 간행한 목판본은 상·하권이 완전한 1책으로 국립중앙도서관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영광 불갑사 등 세 곳에 소장되어 있다. 그 중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본은 1992년에 보물 제1132호로 지정되었다. 흥덕사 금속활자 간행본에서 알 수 없는 체제나 내용을 목판본을 통해서 보완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직지』는 석옥선사가 전해준 「불조직지심체요절」에 「선문염송」과 「치문경훈」 등에서 그 내용을 보완하고, 과거 7불(佛)과 인도 28조사(祖師), 중국 110선사 등 145가(家)의 법어를 가려 뽑아 307편에 이르는 게·송·찬·가·명·서·법어·문답 등을 수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선사로는 유일하게 신라 대령선사(大領禪師)가 하권에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의 중심주제인 ‘직지심체(直指心體)’는 ‘직지인심견성성불(直指人心見性成佛)’이라는 오도(悟道)의 명구에서 따온 것이다. 그 뜻은 사람이 마음을 바르게 깨달을 때 그 심성이 바로 부처의 실체라는 것이다. 사람의 본성은 그 자체가 본시 청정하므로 선지식(善知識)의 도움에 의하여 자기 마음속에서 그 심성이 자정(自淨)함을 깨닫고 늘 자수(自修)·자행(自行)하면 곧 불성(佛性)을 체득하여 자기 자신이 바로 법신(法身)이 되며, 자기 마음이 바로 불심이 된다는 요지이다. 즉, 사람이 눈을 외계로 돌리지 않고 자기의 마음을 올바로 가지면서 참선하여 도를 깨친다면 마음 밖에 부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마음이 바로 부처가 됨을 뜻한다.
스승이 주는 공안(公案; 참선의 과제로 주어지는 화두)에 의하여 선을 공부하는 간화선(看話禪)보다는, 일체의 사심과 망념에서 떠난 진심(眞心)을 중시하는 무심무념(無心無念)을 궁극의 경지로 삼음이 경한의 특징적인 선풍(禪風)이다. 이와 같은 특색 있는 선풍을 펼치기 위하여 경한은 이 책을 편찬한 것으로, 그가 주창한 무심선(無心禪)을 연구하는 데에 긴요한 자료가 된다.

직지의 금속활자복원판(청주고인쇄박물관)



『직지』는 백운화상이 입적한 3년 뒤인 1377년(우왕 3) 7월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인 주자로 찍어낸 것이 그 초인본(初印本)이다. 간행을 주도한 인물은 제자인 석찬(釋璨)과 달잠(達湛)이고, 시주한 사람은 비구니 묘덕(妙德)이다. 석찬은 「백운화상어록」 상·하권을 모아서 기록한 백운화상의 수행비서격인 시자(侍者)였다. 특히 비구니 묘덕은 흥덕사 금속활자본과 취암사 목판본의 간행에 모두 관여한 인물이다. 석찬과 달잠은 백운화상의 제자로서 스승의 가르침을 세상에 널리 펴기 위해 묘덕의 시주를 받아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직지』를 간행한 것이다. 이때 간행된 상·하 2권 가운데 하권 1책만 유일하게 남아서 고려의 금속활자 인쇄기술과 청주와 흥덕사의 문화전통을 알리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나라가 아니라 이역만리 유럽으로 건너가 프랑스에 있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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