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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티셀럽이 허세에서 대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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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보면 무심하게 찍힌 외제차나 명품백들이 마치 그들의 삶의 전부인 것처럼 보이고 엄청난 부자가 맞는지 아닌지 확인은 안되지만 어쨌든 팔로워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SNS가 지배하는 사회라고 해도 무방한 현대 사회에서는 과거에는 부의 자랑이 허영에 허세에 과소비로 견주어 비난을 받곤 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작은 셀럽, 작은 유명인이라는 뜻으로 SNS에서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다던지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일반인을 프티 셀럽이라 한다. 그들의 외제차와 명품 등 세련된 센스와 재력을 은근슬쩍 자랑하면서 의도적으로 드러내는 행위들이 이제는 ‘대세’가 되고 있다. 있어 보이는 척이 곧 그들의 능력이고 전략이 되어 가고 있다.



이미 ‘트렌드 코리아 2016’에서 ‘있다’ 와 능력이라는 뜻의 ‘Ability’를 결합한 ‘있어빌리티’가 SNS 시대를 살아가는 새로운 역량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었다. 있어 보이는 것이 능력이 된 시대가 왔고 있어 보이게를 강조하면 ‘있어 보이는 척’이 되지만 ‘능력’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자신을 브랜드화 하는 테크닉이 된다. 그래서 자기 표현 하기에 가장 자유로운 공간인 SNS을 통해서 소셜미디어 세대들이 ‘있어 보이는’ 사진을 올려 각자의 색깔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이 트렌드로 인해 조작이 손쉬운 필터카메라 앱, 사진 수정 앱 등 다양한 부가사업들도 붐을 일으키고 있다.
SNS으로만 봤을 때는 모두다 행복해 보이고 잘 사는 것처럼 보이고 고민거리 하나 없어 보이지만 생각보다 그 ‘있어 보이는’ 순간을 고스란히 진실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과장이라는 것을 뻔히 알고는 있지만 오늘도 ‘있어 보이는’ 사람들의 사진을 좋아요를 누르고 있다. 이것은 부에 대한 욕망과 있어 보이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다 부끄럽지 않게 인식되는 분위기와 맞물려 있다.
‘있어빌리티’는 소비력을 자랑하는 것을 가장 추구한다. 외제차, 해외 여행, 쇼핑리스트, 명품 가방. 고급 레스토랑 등의 사진을 업로드 하여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 버렸다. 자유롭게 즐기는 해외 여행을 하는 시간적 여유조차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버린 시대가 온 것이다. 이게 걸 맞은 여행상품들도 출시가 많이 되었다. 저가 항공에 2~3성급의 모텔 수준의 숙박시설의 패키지이만 그 중 하루는 4성급 이상의 고급 리조트에서 머물 수 있는 조건 상품이라던지 혹은 리무진 승차 옵션, 외제 스포츠카 렌탈 서비스 등 그야말로 있어보이는 체험을 할 수 있는 상품들을 출시해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겉만 번지르르한 기세라는 뜻의 허세가 안 좋은 이미지를 벗고 소비 시장의 대세가 되어버렸다.



‘있어빌리티’의 핵심은 남들과 다른 감각과 개성이다. 재력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있어빌리티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은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센스’를 연출한다. SNS에 올리는 감각있고 개성있는 사진들이 그냥 무심하게 찰칵 찍은 듯 하지만 사실 적지 않은 노력이 들어가있다. 각종 소품 하나 하나 디테일하게 체크한 뒤 많게는 수 십장의 사진을 찍은 뒤 정말 잘 나온 사진 2~3장 선별해 SNS에 업로드 한다. 남들과 다른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면서 난 남들과 다르게 감각있고 센스가 있는 사람이다라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 SNS를 이용하는 것이다. 특히 연예인 누가 예쁜 그릇에 가래떡을 담아 찍은 사진을 해시태그를 달아서 사진을 올렸는데 아무것도 아닌 가래떡이 그 연예인이 먹어서 왠지 엄청 특별해 보여 많은 사람들이 그 가래떡을 구입하여 공동구매 오픈을 시작하자마자 품절이 되는 재미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관련 산업에도 신선한 활기를 넣어주고 있다. 스타벅스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들고 있으면 있어 보이는 느낌 때문에 맛을 떠나 멋 때문에 스타벅스를 찾아갔던 그 때처럼 이러한 현상들이 알고 보면 계속 진행되어져 왔던 게 아닌 가 싶기도 하다.
있어 보이려고 꼭 시간과 돈을 투자할 필요는 없다. ‘있어빌리티’의 중요한 요소는 대충 빠르게 무심하게 과시하는 것이다. 바로 ‘꿀팁’을 이용하여 생활 속 노하우부터 고급 레스토랑에서 런치 메뉴를 잘 주문하는 방법, 같은 브랜드이지만 직구를 통해 저렴하게 구매하는 방법, 집에 있는 오래된 향수로 예쁜 방향제를 만드는 방법 등 사소한 모든 정보가 그 대상이 된다. 그래서 작년부터 꾸준히 티비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꿀팁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tvN의 <내방의 품격> 처럼 전문가는 아니지만 전문가 못지않게 적은 비용으로 실용적이고 보기 좋게 간단한 시공으로 나의 공간을 꾸미는 비법을 소개 한다든지, <꽃보다 청춘>처럼 저렴하게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는 팁과 냉장고의 남은 재료로 5성급 호텔 레스토랑 못지 않은 요리를 만들 수 있다든지 다양한 소재로 ‘있어빌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인기가 많은 SNS 스타들은 이러한 팁들로 많은 돈을 벌고 있기도 하다. 유투브 등 각종 SNS에서가수 CL 메이크업을 담당했던 것으로 유명했던 포니는 유투브에 메이크업을 하는 노하우를 보여주는 영상을 업로드 하면서 사람들이 그녀가 쓰는 화장품들에 관심이 쏟아졌고 결국 그녀는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런칭과 동시에 품절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단순한 일상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의 발달이 시장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전에는 다이렉트로 상품을 구매한다던지 혹은 필요에 의한 구매만 이루어 졌다면 요즘에는 유투브 스타 누가 쓰는 파운데이션, 인스타그램 누가 가는 미용실, 페이스북 누가 갔던 커피숖 등 중개상인처럼 한 단계를 거쳐 그 상품들에 신뢰성이라는 타이틀을 덧붙여 준 뒤 소비자들로 하여금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생산자들도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SNS스타들을 접촉하여 상품을 홍보해주는 대가성을 지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뿐만 아니라 TV 홈쇼핑도 이런걸 잘 이용하고 있다. 지나가는 영희가 쓰는 에센스보다 유명 연예인 스타일리스트 김우리가 쓰는 썬스틱, 김우리가 쓰는 세럼, 김우리가 쓰는 필링젤 등 상품에 대한 신뢰도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많은 기업에서는 SNS 전문가를 고용할 정도로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사진 촬영이 엄격한 미술관들도 대세에 발맞춰 움직이고 있다. 대림미술관은 촬영 금지를 해지함으로써 인스타그램에 #대림미술관이 20만장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로 인해 사진 공유가 늘어남으로써 관람객들이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있어빌리티’가 새로운 시장의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있어 보인다’와 ‘있다’는 엄연히 따지면 차이가 크기 때문에 좀 더 긍정적인 트렌드로 발전 시켜 나갈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거만하게 으시대는 허세는 누구나 따라 할 수 있으나 기세는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힘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거짓이 아닌 기세등등한 대세가 되면서 새로운 소비시장을 개척하여 시장경제를 활성화 하는 방안을 좀 더 진중하게 찾아야 하는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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