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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문화생태계 DB
국악의 길에서 삶의 행복을 찾는 ‘해금연주자 김서하’
'해금은 자연친화적인 악기라 사람의 마음을 깊게 두드리는 것 같습니다'


아련한 선율 속 깊은 울림을 듣다
“국악이요? 국악은 한 겨울 얼음사이로 흐르는 시냇물처럼 제 마음을 맑고 청량하게 해주는 존재지요. 그래서 힘들어도 놓을 수 없었던 것 같아요.”
해금 연주자 김서하 씨는 연주가 힘들고 지칠 때면 음악에서 위로와 에너지를 얻는다. 그는 해금 연주는 마실수록 갈증 나는 바닷물 같을 때도 있지만 없어서는 안 될 생명수 같다고 말한다.



풍물놀이가 있어 즐거웠던 학창 시절
청주시립국악단의 상임단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서하 씨는 다양한 음색과 넓은 음역을 표현하는 전통악기 해금을 연주하는 국악인이다. 현재 청주교육대학교에 출강하면서 <한국해금연구회>와 <청풍악회>의 회원, <청주앙상블>의 단원으로 활동하며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초·중학교 시절 풍물놀이 반에서 국악을 접해 전통 타악을 연주했던 그는 우리 음악에는 가슴 설레게 하는 음률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친구들과 모여서 악기를 연주하다 보면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신명나는 화음이 좋아서 힘든 줄도 모르고 연주 활동에 나서곤 했다며 웃어 보인다. 학창 시절, 학교 대표로 참가한 사물놀이 대회에서 꽤 여러 번 수상했었다며 주변에서 보여주었던 국악에 대한 열정이 자연스럽게 몸에 익혀진 것 같다고 전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지도해 주시는 선생님도 무척 열정적이셨고 부모님들께서도 응원을 많이 해주셨어요. 물론 우리들도 신나서 연습했지요. 그때는 음악도 좋았지만 친구들과 함께 화음을 이룬다는 것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선물과도 같았던 해금과의 만남
전통 음악의 아름다움을 일찍 깨달았던 그는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국악인의 길로 들어섰다. 다양한 음악회를 통해 국악의 여러 악기들을 접하면서 현악기인 해금의 아련한 선율이 마음에 와 닿아 해금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해금을 전공하며 ‘전국충효국악경연대회’ 관악부 금상을 비롯해 ‘경기국악제’ 최우수상, ‘한국여성전통음악콩쿨’ 금상을 수상하며 해금 연주자로 입지를 더욱 넓혔다. 수상자로 선정되고 박수갈채를 받을 때 당연히 기쁘지만 가장 좋을 때는 연주를 하고 있는 그 순간이라며 해금이 주는 자유로움과 편안함은 자신에게 가장 큰 선물인 것 같다고 말한다.
“해금은 나무, 박, 가죽, 동물 뼈, 명주실, 흙, 쇠, 돌 등 8가지 소재를 가지고 만들어 8음을 가진 자연친화적인 악기에요. 각색되거나 인위적인 소리가 아닌 자연그대로의 소리를 내는 악기지요. 꾸미지 않은 그 소리에 관객들도 감동을 받지만 연주자인 저의 마음도 맑게 해주고 큰 위로가 되어줍니다.”



다양한 방식을 통해 나의 음악을 찾는다
독주회는 음악가의 여러 가지를 말해준다. 이를 테면 연주자의 음악세계부터 그의 부지런함까지.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과 청주에서 4회에 걸쳐 꾸준히 해금독주회를 열었던 그는 연주자로서 성실하게 관객과 만나고 싶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한 켜 한 켜 쌓이는 경험과 사유는 자신에게 새로운 감수성을 주며 다른 연주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기도 하다. 초기 독주회에서 쉽게 들을 수 없는 전통음악 위주의 곡을 선정해 해금의 깊은 감동을 선보였다면 지난 2016년 독주회<가을에 물든 해금>에서는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OST ‘Moon River’를 비롯해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OST ‘La Vita e Bella’ 등의 뉴에이지 음악을 해금으로 편곡해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려고 노력했다.
“독주회를 준비하면서 곡 선정은 가장 중요한 요소에요. 전통과 격식에만 중점을 두면 자칫 지루할 수 있고 현대 음악과 컬래버레이션으로 방향을 잡으면 원래의 모습에서 동떨어질 수 있거든요. 지금도 그 중심을 잡는 것이 숙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 받은 사랑, 좋은 연주로 보답하고파
해금을 연주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해금을 연주하면서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예술의 가치를 찾아가는 것이 음악인의 숙명인 듯해 어깨가 무거워질 때가 있다고.
“학창 시절에는 대회나 시험 등으로 자기 실력을 점검하는 장치들이 있지만 지금은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나아지고 있는 것인지, 혹은 변화하는 나의 음악적 방향이 맞는 것인지 등에 대한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음악인으로서 스스로 불만족스러울 때면 더 배우고 익혀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는다고 덧붙였다.
사람의 소리를 닮은 듯 자연의 소리를 닮은 해금. 그는 다시 독주회를 준비하고 있다. 주변에서 받은 사랑에 좋은 공연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그는 국악을 더 많이 알리고 발전시키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며 말을 맺었다.

EDITOR AE안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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