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다음 세대 기록인
팀 트라이어드
'다원적인 예술 활동을 하는 그룹 - Team TRIAD'


반갑습니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세 명의 아티스트(김호남, 전민제, 홍광민)로 구성된 Team TRIAD (팀 트라이어드)입니다.
Team TRIAD는 굉장히 다원적인 예술 활동을 하는 그룹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해오셨던 작업이 기록의 측면에서는 어떻게 읽힐 수 있을까요?

<전민제> ‘지금의 기록이 지금의 사람들한테는 별로 생경하지 않을 것이나, 시간이 흘러 나중에 봤을 때는 분명 다른 의미가 있을 것이다.’ 저희의 첫 작업이 바로 이 지점을 담고 있어요. 같은 장소라고 할지라도 시간이 달라진다면 그곳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의 종류도 당연히 달라지겠죠. 저희가 수집하고 재생하는 청각적 경험이 사람들이 전형적으로 생각하는 ‘기록’과는 물론 다를 수 있겠고요. 관객들에게는 낯선 경험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간단하게 정리를 하자면 저희는 주로 도시의 특정한 순간을 포착하고 이를 재생산하는 영역에서 ‘기록’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팀 트라이어드 (왼쪽 끝부터 홍광민, 김호남, 전민제)

Team TRIAD의 첫 작업이 궁금합니다.
<전민제> 저희의 첫 작업인 ‘도시재생장치’는 2018년에 진행된 이라는 전시에서 시작했어요. 전시 타이틀에서 쉽게 연상되는 것처럼 저희도 처음에는 도시의 미래를 그려보면서 머신러닝기술을 잘 써볼까 고민했었죠. 그런데 계속 상상을 해보니 고도로 발달 된 미래에서는 이 기술들이 오히려 새로운 예측보다는 잃어버린 과거에 대한 재생에 더 가깝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어요. 쉬운 예로는 방송사에서 내보낸 프로그램 중에 돌아가신 분들의 외모나 목소리를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재현하는 콘텐츠가 많이 나왔잖아요. 결국 이 기술의 본질이 현재까지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사라진 과거를 재현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이 관점에서 ‘지금 무엇을 기록해야 할까’를 생각하게 된 거죠. 그렇다면 기록의 대상은 먼저 우리에게 의미가 있어야 했고 또 사라져가는 소리가 존재하는 공간이어야 했어요. 그리고 그 공간이 바로 저희가 활동하는 이 청계천 구간이었죠. 서울시에서 도시재생사업을 하는 지역 중 하나기도 했고요.



먼저는 공간을 탐색하면서 이 지역을 나타낼 수 있는 특징적인 물질, 물성은 무엇일까를 굉장히 많이 고민했어요. 그리고 실제 여기에만 있는 여러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죠. 우리가 느끼는 정성적인 데이터기도 했죠. 모으다 보니 정말 다양한 것들이 나왔는데 이곳에서만 잘 보이는 광고 전단지나 쓰레기 혹은 찌라시로 불리는 것들도 있었고, 이곳의 작은 공장들에서 나는 철근을 깎는 소리도 있었죠. 그렇게 수집한 데이터들로 레코드를 만드는 것이 ‘도시재생장치’의 컨셉이었기에 처음에는 단순히 소리를 재생하기 위해 무언가를 돌린다는 추상적인 개념만 있는 상태였어요. 그러다가 ‘카우보이 비밥’이라는 90년대 애니메이션의 한 에피소드가 생각이 났어요. SF 장르라서 먼 미래를 가상하고 설정된 이야기인데 주인공이 냉동인간이 되었다가 깨어난 여주인공의 기억을 찾아주기 위해 지구로 가서 과거의 VCR을 찾아서 비디오테이프를 틀어주는 장면이 있거든요. 그 먼 미래에서 예전의 재생장치로 의미를 발견한다는 것이 재미있는 거예요. 그래서 미래의 시점에서 과거의 장치를 돌아보게 되었고, ‘포노토그래프’ 라는 미완의 축음기를 발견하게 된 것이죠. 그리고 이 장치를 저희 스스로 복원하면서 미래의 사람들이 저희의 작업으로 무언가를 재생해 봤을 때 어떤 것이 의미가 있을까로 확장해나가게 되었어요.



마지막으로 다음세대를 위한 기록에 무엇인가에 대해 해주실 말씀이 있을까요?
<전민제> 기록이라는 것은 점점 우리가 지금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기록’의 뉘앙스를 가지지 못하게 될 것으로 생각해요. 기록의 의미가 많이 변하고 있거든요. 과거에는 기록한다는 행위 자체가 귀중하고 힘들었지만 요즘은 내가 기록하고 싶지 않아도 나의 모든 것이 데이터로 기록되고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죠.

<김호남> 그래서 요즘은 SNS를 통한 보여주기식의 기록이 많아지고 있잖아요. 그런데 전 앨범으로서의 기록이 더 중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록 자체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앨범을 다시 펼쳐보면서 스스로를 확인하는 기록들이 더 생겼으면 좋겠어요. 남의 시선에 매몰되지 않고요. 우리가 일기를 쓸 때는 누가 보지 않잖아요. 하지만 나중에 그것을 길게 늘여놓았을 때 시간 축에서 그 기록들을 바라보게 된다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감각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엇인가를 바라보고 기록한다는 것 행위도 마찬가지라 생각해요.

<홍광민> 저는 기록의 측면에서 경험을 강조하고 싶어요. 결국 경험한 것을 기록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저희는 예술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그분들이 저희 작업과 기록들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다른 시각에서의 경험을 했으면 좋겠어요. 기록이 경험의 측면에서 더 활발하게 공유되기를 바라요.

EDITOR AE류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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