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그리움의 맛, 꽁보리밥 -꽁보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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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에 보리 삶고 한줌 쌀로 지은 밥이 아버님 밥 푸고 나니 꽁보리밥만 남았더라.
고추장에 밥 비비고 된장에 풋고추 찍어 꿀맛같이 먹어치운 어린 시절 꽁당 보리밥
다시는 오지 않을 옛 시절이 그립구나.’


어느 노래의 가사처럼 꽁보리밥은 그리움의 맛이다.

1960년대 먹고살기가 어려웠던 시절, ‘밥’이란 참으로 귀한 생존 그 자체였다. 오죽했으면 “식사는 하셨어요?” 라는 말이 인사말이었을까? 당시에는 꽁보리밥이라도 배부르게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었다. 형편이 어려워 도시락을 못 싸가지고 오는 학생들도 꽤나 있었다. 꽁보리밥 도시락이라도 싸가지고 오면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이다.

세월이 흘러 먹고 살기가 풍족해진 요즈음 꽁보리밥은 추억의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덤으로 건강한 음식으로 인식되면서 찾는 이들이 늘었다. 특히 보릿고개를 경험한 세대야 그 시절 감성과 추억까지 곁들여 먹으니 금상첨화다.

꽁보리밥은 다른 잡곡이 전혀 섞이지 않고 오직 보리쌀로만 지은 밥이다.

그 시절 서민들은 하얀 쌀밥을 배불리 먹고 싶었지만 흰쌀밥은 귀하여 구경도 못했다. 벼에 비하여 재배가 수월한 보리를 주식으로 삼았던 것이다. 그렇게 가난했던 시절 먹던 보리밥은 현재는 건강에 좋은 영양밥으로 찾는 별미의 음식이 되었다. 변비에 도움을 주는 보리는 식이섬유소가 풍부하여 장에서 배변량을 늘려주는 역할을 한다.

전 날, 삼겹살로 거나하게 회식을 했던 터라 점심 식사는 회사동료들과 채소와 된장찌개가 곁들여진 보리비빔밥으로 선택을 하고 식당을 찾았다. 산남동 법원근처에 위치한 이 식당은 근처 직장인들에게 이미 건강한 밥상으로 소문이 난 곳이다.


‘꽁보리밥’이라고 정겹게 적혀있는 간판을 보고 식당을 들어서니 복층형으로 된 아담한 식당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보리밥을 주문하면 5가지나물과 열무김치, 고추장, 된장찌개, 달걀 후라이가 나온다. 보리밥에 고추장을 섞어서 비벼먹으면 보리의 찬 성질과 고추장의 더운 성질이 잘 어울려 음식의 궁합이 적절하다. 각종 나물과 고추장, 된장찌개 한 숟가락 넣고 비벼 먹으니 보리밥 한 그릇이 게 눈 감추듯 쓱싹하고 없어진다.



오늘 점심은 봄나물과 함께 꽁보리밥 싹싹 비벼서 그리움을 먹는 것은 어떨까? 세월이 흘러가도 잊혀 지지 않는 맛이다.

메뉴는 산채보리밥 7천원, 보리밥 6천원, 순두부 6천원, 청국장 6천원 식사류가 있다. 저녁에는 반주를 곁들여도 좋을 닭도리탕(3만원)과 순두부전골(1만5천원), 김치전(8천원)도 좋다.

-꽁보리밥/☏29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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