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낀낀세대 헌정 에세이
나 아직 안 죽었다
'낀낀세대를 웃기고 울리는 잘 차려진 에세이 한 상!'


당신의 이야기였고, 당신의 이야기고, 당신의 이야기가 될 이야기
이건 세상 평범한 74년생 저자의 이야기다. 따스운 가족의 이야기부터 인생의 토대가 되어준 유쾌하고 그리운 추억, 어른들 말만 믿고 착실히 살아 들어간 회사에서 씨-게 맞은 통수 이야기, 그리고 극복과 진짜 내 인생을 찾기 위한 도전에 대해 주절거리는 이야기.
안다. 자칫 이 이야기가 위로는 386세대, 아래로는 MZ세대 사이에 끼여 ‘나 아직 안 죽었다’를 외치는 X세대 꼰대의 고리타분한 이야기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나이는 ‘요즘 것’들과 ‘꼰대’를 나누는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고, 사람은 누구나 ‘요즘 것들’이 되었다 ‘꼰대’가 되었다 한다. 그러니 이 이야기는 너무 날을 세우면서 보지 않기로 하자. 《나 아직 안 죽었다》는 단지 누군가에게는 함께 추억을 회상할 추억 팔이의 장(場)이, 인생이 고달픈 누군가에게는 서로를 토닥여줄 수 있는 따뜻한 수다의 장이, 신선하고 재미난 뉴-페이스 글쟁이를 찾고 있는 사람에게는 숨은 진주가 되어줄 뿐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의 삶은 대부분 비슷하다. ‘문제 있는 요즘 애들’ 소리 들으며 자라다가 ‘답 없는 꼰대’ 소리 들으며 인생을 마무리하는 것. 하지만 이 책만큼은 세대 구분 없이 편하게 읽었으면 좋겠다. 내 또래들은 마음껏 함께 추억을 회상하고, 중간중간 나는 어땠나’, ‘지금은 어떤가’ 하면서 앞으로의 삶을 재정비하고, 젊은 친구들은 ‘아, 사람 사는 거 크게 다르지 않구나’, ‘저 땐 저랬구나’ 하면서 재밌게 읽어주면 좋겠다. 나의 이야기를 발판 삼아 더 멋있게 살아도 좋겠다.” - 프롤로그 중
누구나 추억하고 싶은 ‘그때’가 있다!
다시 내리기 시작한 비는 아침이 되어도 그칠 줄 몰랐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워 잔뜩 지친 상태로, 비에 젖은 텐트를 둘러맨 우리는 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버스 좌석에 남아있는 지나간 사람들의 온기를 느끼며 잠이 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새 비가 그쳐 강렬한 태양이 무거운 눈꺼풀을 자극할 즈음, 누군가 차창 밖을 보고 소리를 지르며 정차 벨을 눌렀다. “바다다~~~” <스무 살, 그 여름> 중

추억은 누구의 것일까? 그 시대를 살아왔던 사람? 그 시대를 기억하는 사람? 이제 추억은 그 시대를 겪어보지 못한 사람도 즐길 수 있는 대상이 되었다. ‘여름이었다’ 드립, 응답하라 시리즈의 인기, 온라인 탑골 공원의 유행, 온갖 레트로 소품과 가게들. 그 시대를 향유했던 사람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추억이 아님에도 사람들은 열광한다.
저자는 여기에 숟가락을 하나 얹으려고 한다. 당신이 온 힘을 다해 추억하고, 즐기고, 동경할 이야기를 그득하게 담아 놨다. 그리고 문을 활짝 열어 놨다. 누구든 들어와라. 그리고 맘껏 즐겨라. 추억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때 더 가치가 있다.
누군가의 마음을 얻기 위해 천 마리의 종이학을 접고, 네 잎 클로버를 찾아 헤매던 시절의 고단함이 그립다. 스마트폰으로 쿠폰을 토스하며 생일을 축하하는 대신, 좋아하던 가수의 테이프와 LP를 직접 건네던 시절의 불편함도 그립다. <내가 사랑한 그리운 것들> 중
험한 세상을 외로이 구르는 짠한 회사원의 이야기도 담겼다
‘열심히 공부해서 회사 가고, 착실히 일해서 결혼하면 그게 행복이다’는 어른들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따랐다. 그랬더니 공황장애를 선물 받았다.
저자의 이야기다.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다. 한때는 어른들 말처럼,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동화 속 이야기처럼 회사에 취직만 하면 자동으로 일이 풀리고,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행복한 일들이 펼쳐질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회사 생활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고, 행복보다는 고통의 시작에 가까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사를 다니며 몸과 마음을 다쳤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회사를 먼저 다녔던 저자가 자신의 썰을 풀기로 했다. 이거 보고 후배들은 좀 먼저 알고 대비하라고, 친구들은 좀 피해가라고.
이 책을 읽으면 이 험한 세상 외롭게 똥밭을 구르던 저자가 회사에서 어떤 통수를 맞고 어떻게 이겨냈는지, 남은 인생을 조금이라도 유쾌하게 살아가기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했는지도 알 수 있다. 아마도.
저자 김재완
세상 평범한 74년생 직장인이다. 다만, 역사와 글쓰기를 좋아해 《찌라시 한국사》와 《찌라시 세계사》를 출간하며 ‘작가’라는 부캐를 얻었다. 새로 얻은 타이틀에 심취해 시나리오, 에세이 등 근본 없는 글쓰기를 이어가다 오마이뉴스 기자의 추천으로 쓴 시리즈 연재물로 누적 조회 수 32만을 찍었다. 이에 도취된 저자는 에세이에 도전하였고, 눈먼 편집자와 함께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
위로는 베이비부머, 아래로는 MZ세대 사이에 낀 ‘낀낀세대’의 대표주자로, 짠내나는 아재지만 우울하거나 비관적인 사람은 아니다. 여느 직장인들처럼 매일 퇴사를 꿈꾸지만 주어진 현재를 성실히 살아가려 노력하며, 회사 안팎으로 인생의 즐거움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중이다. 자신처럼 어딘가에 끼여 인생이 체한 것 같다 느끼는 모든 당신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잘 읽어주길 바란다.

EDITOR AE류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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