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인생 리부팅을 위한 27가지 배움의 질문들
다시, 배우다
'나는 지금 이륙한다, 나 자신에게 미안해지지 않기 위해'


“누구나 자신만의 옳은 길을 가야 한다” 진짜 나의 길을 가고 싶은 이들에게 힘을 주는 책
살다 보면 이따금 이런 의문이 든다. ‘내가 하는 일이 과연 내게 맞는 걸까.’ ‘지금 공부하는 전공이 정말 내가 원해서 선택한 걸까.’ 또한 현재 하고 있는 일이나 공부가 즐거운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며, 때론 내가 하는 일에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스탠퍼드 교수 폴 김도 다르지 않았다. 누구나 인정하는 세계적인 명문 대학의 교수 자리에 있지만, 그는 교육자로서 걸어온, 또 걸어갈 길이 자신이 정말로 바랐던 옳은 길인지에 대해 점점 의구심이 들었다. ‘이 세상에서 과연 몇 명이나 내 논문을 읽고 도움을 얻을까’, ‘나의 이론적 연구가 지금 당장 가난과 질병으로 신음하는 아이들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 생각하니, 그동안의 인생 여정에 회의감을 느낀 것이다. 결국 그는 멕시코를 시작으로 전 세계 개발도상국 아이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교육 봉사활동을 펼쳤고, 교육재단까지 만들어 다양한 학습 모델을 개발했다. 그 열정의 연장선으로 그가 새로 도전한 것이 바로 ‘부시 파일럿(bush pilot)’이다. 큰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없는 오지에 물자를 실어 나르는 경비행기 조종사 과정에 입문한 것이다.
그렇게 그는 선생의 입장에서 학생의 위치로 돌아갔다. 이 책은 30년 가까이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저자가 비행 훈련생이라는 학생의 위치로 돌아가면서 다시금 깨닫게 된 ‘인생 동기 부여’의 메시지를 비행 훈련 에피소드 및 저자 개인의 인생과 엮어 전한다.
폴 김 교수는 모든 사람에게 자신만의 ‘right place’가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wrong place’에 놓인 채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면서 스스로를 비관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한다. 그는 누구든지 자신만의 ‘right place’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 길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다시 배움, 즉 ‘ReLearn’을 제시한다.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면 결국 새로운 것을 배우고 많이 경험해봐야 한다. 끊임없이 변하는 세상에서 온전한 나로 살기 위해 우리 모두는 배움을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혹시 여전히 이게 내 길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면? 바꾸고 싶지만 ‘과연 될까’ 하는 생각에 망설인다면? 진정 내가 원하는 길을 걷고 싶다면, 내 안에 있는 열정의 불씨가 꺼지기 전에 지금 당장 ‘ReLearn’ 하자. 훗날 그렇게 하지 못한 나 자신에게 미안해지기 전에.


세계적인 교육공학자 폴 김, 그는 왜 대학교를 벗어나 비행 훈련생이 되었나?
스탠퍼드 교육대학원 부학장이자 최고기술경영자인 폴 김 교수는 2001년 스탠퍼드에 부임한 이후 다양한 교육혁신 프로그램들을 많이 개발해, 한국보다 국제적으로 더욱 명성이 높다. 특히 질문을 통해 스스로 창의성을 키우도록 이끄는 학습 솔루션 ‘스마일(SMILE)’은 2016년 유엔 미래혁신 학습모델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안락한 실리콘밸리를 떠나 또 다른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비행기를 타고 ‘국경 없는 교육’을 펼치려는 것이다.
2005년 멕시코 농장 마을로 봉사활동을 갔다가 그곳의 열악한 교육 환경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이후 멕시코까지 편도 20시간을 자동차로 달려 교육봉사를 하기 시작한 폴 김. 이를 계기로 그는 교육공학자로서 자신이 걸어온 길과 지금의 위치에 대해 반성과 성찰을 하게 된다. 비영리 국제교육재단인 ‘시드 오브 임파워먼트(Seeds of Empowerment)’를 설립해 교육봉사 프로젝트를 하던 중,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자동차로 접근하기 어려운 곳을 더 쉽게, 더 자주 왕래할 수 있는 비행기라는 수단을 떠올린 것이다.
그리하여 비행학교에 입학한 그는 긴긴 훈련생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선생이 되려면 먼저 학생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진리를 깨닫는다. 더불어 자신이 원하는 인생에 오르기 위해선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는 인생 교훈을 정리했다. 이 책은 폴 김 교수가 자신의 비행 사례에서 얻은 삶의 지혜를 27가지 질문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모두 자기 자신에게 되묻는 자문 형식으로, 시작과 도전, 나의 위치와 방향, 실패와 성장, 원칙과 가치 등의 메시지를 담았다. 자신을 점검하고 앞으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이 질문들은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 스타트업을 꿈꾸는 젊은이들, 지금보다 더 큰 꿈을 키우는 직장인들, 그리고 무엇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줄 것이다.
“기다리지 마라. 변화를 위한 완벽한 때란 없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만드는 법
꿈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꿈을 실현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가족을 비롯한 주변의 기대, 자신의 현재 위치와 한계, 변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마음속에 열정만 간직한 채 지금은 때가 아니라며 나중으로 미루게 마련이다. 그러나 폴 김 교수는 인생의 궤도를 바꾸기에 완벽한 시간은 영영 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내 인생의 시간은 남의 말에 따라 정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내가 정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긴 시간 동안 마음에서 떠나지 않은 열정이 있다면 그것을 감추지 말고 지금 시도하라고 말한다. 그렇게 시작의 두려움을 없애고 조금씩 조금씩 배워가다 보면, 처음에는 막연하게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어느덧 자신의 루틴이 되어 있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더 늦기 전에 당신의 길을 개척하라” 나만의 ‘right place’를 찾아가는 법
폴 김 교수는 오래전 인도 시골의 컴퓨터 직업학교를 방문했다가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컴퓨터 직업학교인데 정작 컴퓨터가 한 대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곳 학생들은 컴퓨터를 그림과 책으로 공부하고 있었다. 그는 학생들의 배움에 대한 강렬한 눈빛을 보면서 ‘이 아이들을 모두 실리콘밸리로 데리고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그들이 제대로 된 환경에서 배우고 자랐다면 엄청난 역량을 발휘했을 것이라는 안타까운 마음에서다. 이 같은 ‘right place’에 대한 성찰은 비단 개발도상국 아이들만의 얘기가 아니다. 부모의 기대로 적성에 맞지 않는 공부를 하는 학생, 원치 않는 직장에서 하루하루를 버텨가는 직장인 등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지 못해 ‘wrong place’에서 헤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폴 김 교수는 이 세상 사람 한 명 한 명에게 ‘right place’가 있으며, 어떻게 해서든지 그 ‘right place’를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 방법의 예시로 자신의 인생 여정을 들려준다. 바로 단계적으로 밟아가는 가정적 질문법(what if)이다. ‘내가 만일 미국에 간다면’, ‘내가 만일 미국에서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면’, ‘내가 만일 박사과정에 들어갈 수 있다면’, ‘내가 만일 미국에서 직장을 얻을 수 있다면’, ‘내가 만일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다면’, ‘내가 비행기를 타고 의료진과 교육자를 아프리카 오지에 수송할 수 있다면’ 등등 ‘만약에’로 시작하는 가정적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인생의 계단을 밟는 것이다.
누구나 인생에서 꼭 이루고 싶은 것이 하나쯤 있다. 하지만 너무 크게, 너무 멀리 보는 탓에 거기에 도달하지 못하고 ‘wrong place’에 머무는 것은 아닐까. 지금 바로 눈앞에 있는 가능한 것들부터 단계적으로 해나간다면, 어느덧 내가 원했던 그 길을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배운다는 것은 곧 살아 있다는 증거다” 나를 성장시키는 최고의 방법, 배움
폴 김 교수는 단언한다. 우리 인생에 ‘실패’란 없다고. 모든 순간이 배움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길을 가다 보면 실수도 하고 넘어지기도 하지만, 그것을 배움의 기회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한 단계 더 성장하게 된다. 이렇듯 배움이야말로 나의 성장을 위한 첫 번째 시동 버튼이자,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끄는 엔진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배움이라는 이름의 엔진을 끌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단번에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얻기 위해 책을 사고 강연장을 찾아다니고 유튜브를 뒤지지만, 세상에 그런 비법은 없다. 부를 쌓는 법을 알려준다는 주식, 부동산 전문가들도 한결같이 말하지 않는가. 결국엔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고. 끊임없이 변하는 세상에서 불안한 미래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걱정이 앞서지만, 그 걱정을 떨치고 나를 비상시키는 방법은 단 하나, ‘배움’뿐이다.
돌이켜보면 꿈을 이룩한 ‘결과의 순간’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배우고 노력했던 ‘과정의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인생의 즐거움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 속에 존재한다. 그렇기에 폴 김 교수는 말한다, 자신은 평생 학생이라고.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은 곧 살아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EDITOR AE류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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