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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어머니 손맛을 이어온 순대국밥 -충주옛날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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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에 밥을 말아 먹으면 ‘가난하게 산다’하여 금기시 한 적이 있다. 조선의 실학자 이덕무는 예절과 수신에 대해 쓴 ‘사소절(士小節)’이란 책에서 “탁한 국에는 밥을 말지 마라”라고 하였다. 그러나 바삐 움직이는 현대인에게는 말 그대로 옛말이다. 지금은 밖에서 먹는 밥이 잦아 콩나물국밥, 돼지국밥, 소머리국밥 등 이런 국밥이 참 흔하다.
코끝이 싸해지는 추운 날이다. 이럴 때 김이 모락모락 나는 순대국밥 한 그릇이면 하루가 거뜬하다. 이 순대국밥에도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다. 먼저 뜨끈뜨끈한 국물에 밥을 말아야 한다. 뜨거울 때 먹는 첫 숟갈은 국밥 고유의 맛을 느끼기엔 조금은 부족하다. 중간정도 남은 때부터가 진정한 국밥의 맛을 느끼게 된다. 그 이유는 뜨거운 국물에 더운밥이 어우러져 약간의 시간이 지나 식으면 국물과 밥알이 적당한 수분과 찬 공기에 의해 비로소 진정한 국물 맛을 낸다고 한다.


충주옛날순대 공명수 대표는 “순대국밥 맛의 비결은 바로 재료와 육수다. 재료가 신선해야 맛도 좋은 법이다. 신선한 재료를 써서 내 가족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손님에게 낸다는 마음으로 만들고 있다. 맛은 정성과 오래된 경험에서도 나오지만 저희 음식만의 특별한 비법은 우리 부부의 양심이다.”라고 말한다.
순대국밥은 우리 고유의 전통음식이다. 또한 어느 곳이든 부담 없이 가까이 할 수 있어 좋은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기도 하다. 깔끔하고 진한 국물의 순대국밥은 30년 어머니의 손맛에 더해 10년간 신세대 입맛에도 맞도록 끊임없이 사골 육수를 우려낸 열정과 주인장의 음식 만드는 양심까지 내걸은 충주옛날순대에서 진하고 구수한 맛을 느껴보면 어떨까.




정성과 맛으로 승부하는 집

‘본초강목’에서 돼지의 피는 빈혈, 야맹증, 시력 감퇴에 도움이 된다고 적혀있다. 중국인들이 돼지고기를 많이 먹는 데도 고혈압, 심장병 환자가 적은 것은 리놀산이 혈액 내의 콜레스테롤 양을 줄여 동맥경화 심근경색을 예방해 주기 때문이라는 의학자들의 견해다. 충주가 고향인 공 대표는 어머니가 충의동에서 30년간 순대국밥 대호집을 운영했다. 그 덕에 어릴 적부터 순대를 먹고 자랐다. 10년 전 청주에 충주옛날순대 간판을 걸고 시작할 때부터 어머니에게 직접 전수받아 지금까지 손맛을 지켜왔다.

공 대표는 30년간 이어온 어머니의 손맛에 더해 요즘 신세대들 입맛에 맞도록 뽀얀 국물에 깔끔하고 개운한 사골 육수를 개발하였다. 육수에서 더 구수한 맛을 내기 위해 300인 가마솥에다 사골을 하루정도 고아야 한다. 돼지 뼈에 있는 고니를 녹여서 다시 갈아서 국물을 낸다. 또한 모든 재료는 하나씩 따로따로 삶아 돼지 고유의 잡냄새를 없앴다. 순대는 영양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순대에 쓰는 무, 배추, 숙주나물, 양파, 양배추, 대파, 당면 등 20여 가지 재료는 모두 신선한 것을 쓴다. 특히 돼지의 피인 선지가 신선해야 한다. 순대의 맛이라는 것이 선지가 들어있어서 부드럽고 고소하면서 쫀득쫀득하고 찰진 순대는 선지를 얼마만큼 적정량을 넣어서 버무리는 게 관건이다. 마지막으로 순대를 어느 정도 삶아야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너무 삶게 되면 순대의 쫄깃한 맛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공 대표는 “순대국밥은 예로부터 서민들이 즐겨먹는 음식이었다. 향상 손님들이 배불리 드시도록 넉넉하게 담아낸다.”며 “국물이 개운하고 깔끔한 것은 예전엔 머리고기, 내장, 간, 허파 모든 것을 다 넣고 끓였다. 하지만 요즘 신세대들이 좋아하지 않아 모두 따로따로 끊인다. 또한 사골 육수 비법을 개발하여 돼지 뼈를 가마솥에 푹 고아 삶는다. 돼지 뼈 속에 있는 곤이 삭을 때까지 끊이고 삭지 않은 곤은 다시 갈아서 끊인다. 그래야 요즈음 신세대들이 좋아하는 뽀얗고 진하면서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잡냄새 없이 깔끔하고 진한 국물 맛

충주옛날순대의 대표적인 메뉴인 ‘순대국밥(8천원)을 주문했다. 뽀얗게 진한 국물에서 모락모락 올라오는 김을 훅훅 불고 난 뒤, 국물을 조심스럽게 떠서 입안에 넣어보았다. 정말 깔끔한 맛이다. 내장의 잡냄새가 전혀 나지 않은 진하고 개운한 맛이었다. 수저로 크게 휘저어보니 진한 국물에 머리고기와 순대가 듬뿍. 인심이 좋은 주인장의 마음씨 그대로 푸짐했다. 그가 알려 준대로 국밥을 조금 식혀서 먹는 방법까지 곁들이니 황홀함 그 자체다. 그때 공 대표가 “혹시 싱거우면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라”고 조언한다. 입안에 도는 순대, 내장, 머리고기 등 국밥 그대로의 풍미가 깊고 달았다.
옆 자리에서 ‘모듬’으로 막걸리를 먹고 있던 김상용(49, 내덕동)씨는 “이 집 순대국밥은 정말 맛이 있다. 전국에 있는 순대국밥을 거의 다 먹어봤다. 이 집 육수는 전국 최고는 아니지만 두 번째는 가는 집이다. 그래서 1주일이면 두 세 번은 꼭 온다.” 며 “일 끝나고 와서 머리고기, 내장, 순대, 오소리감투, 염통, 간, 허파 등이 들어가 있는 모듬은 술안주로 제격이다. 여기에다 가격이 싼 매콤한 볶음을 시켜서 밥을 비벼 먹으면 우리 마누라가 너무 좋아하고 내 입에도 딱 맞는다. 무엇보다 재료가 신선해서 그런지 모듬과 볶음은 술안주와 식사대용으로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쳐든다.


모듬은 머리고기, 내장, 순대, 오소리감투, 염통, 간, 허파 등이 들어가 있어 구수한 육수에 깔끔한 맛에 술안주로 제격이다. 볶음은 모듬에 얼큰한 양념장을 넣어서 나중에 밥을 볶아 먹는다. 여성들이 매우 좋아한다. 5시 이후 부터는 저녁에는 자리가 없어 예약을 해야만 모듬과 볶음 요리를 먹을 수 있다.


충주옛날순대 먹거리는 다양하다. 순대국밥 6천원, 옛날순대 1만원, 머리고기 1만원, 모듬 1만5000원, 막창볶음 1만원이다. 순대내장볶음 대2만5000원, 중2만원, 순대내장전골 대2만5000원, 중2만원이다.


-충주옛날순대 043-255-3366(내덕동 69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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