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의 품
교사, 당신은 전문가입니다
'순천향대학교 황임란 교수'


요즈음 교육활동에 대한 보호가 절실한 시기를 맞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의 교권과 다른 나라에서의 교권의 위상은 어떻게 다른가요?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교사를 성직화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서구의 선진화된 나라나 추세들을 보면 교사는 성직이 아니고 ‘전문직’이라고 봅니다. 학교교육에 필요한 충분한 교육과 훈련을 받은 전문역량이 갖추어진 사람들이라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 흔히 교사가 ‘봉사직’이라는 개념이 강하지만 그것은 사회공익에 이바지하는 부분이 많은 직업이란 뜻이지, 완벽해야하고 무조건 희생해야한다는 개념은 실제 선생님들에게 많은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에 그 위상이 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순천향대학교 황임란 교수

일반적으로 선생님들이 교육활동 침해를 은폐하게 되는 원인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이미 온전한 사람이 되어 있어야 한다라는 보이지 않는 압력이 있는 거죠. 그러니까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문제가 발생되었구나’가 아니라, ‘내가 문제를 발생하도록 할 수는 없어’라는 기준 때문에 자유롭게 자신의 문제를 드러낼 수 없는 거죠. 우리나라의 문화 중 ‘민폐를 끼치면 안된다’라는 개념도요. 교육현장에서는 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당연한데, 문제 발생 자체에 대해서 죄악시하는 분위기이다 보니 문제 노출을 수치스러워한다는 점입니다. 또 우리나라의 집단주의와 파생된 위계문화가 주눅이 드는 분위기를 만들죠. 여러 선생님들과 상담하는 과정에서 안타까운 순간은 본인들이 아주 힘든 상황에서도 관리자 분들에게 민폐를 끼치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문제를 노출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교육공동체를 힘들게 만들진 않았을까 하는 염려와 스트레스, 스스로 해결해나가려고 하는 부담감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교사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하시면서 가장 많이 드러나는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교직을 선택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선생님은 이렇게 훌륭한 직업을 선택하신 현명하신 분이십니다”라고 말을 하면 많은 분들이 깜짝 놀라세요. 교직이 훌륭하다는 말은 왜 이렇게 교사들에게 어색한 말이 되었을까요. 교사가 좋은 직업이라는 것에 대한 의구심, 내가 좋은 교사라는 것에 대한 의심이 많으시죠. 하지만 생각해보면 교사가 되기 위해 선생님은 얼마나 많은 과정을 거치시는지요. 학업을 열심히 하며 학창시절부터 인내심과 싸워야했고, 대학생활에서도 끊임없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훈련을 받았고, 너무도 어려운 임용고시를 통과하시거나 교원자격증을 취득하신 대단하신 분들. 교사가 되기 위한 과정에는 자기관리 능력이 검증되어야 하지요. 자기관리역량이 이렇게 뛰어나신 분들은 다른 사람에 대한 관리 능력이 있어요. 그래서 스스로 그것을 알아차리셔야 해요. 선생님들에게 당신은 수많은 학생들을 상담하고 학부모들과 소통하는 경험을 가진 정말 멋진 전문가다라는 것을 확인시켜드리면 선생님들의 마음이 치유가 되기 시작합니다. 또한 선생님들의 인생에 찾아가 다양한 스토리를 듣다보면 어려움을 극복한 이야기를 하게 되지요. 상담하다가 선생님들이 하시는 말씀 중 가장 감동적인 말이 있어요. “저도 제가 그런 능력이 있는지 몰랐는데 알게 되었어요, 이 마음을 찾게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학부모님들과 교사들의 관계는 어떤 것이 가장 이상적 일까요?
저는 학부모와 교사가 모두 전문가라고 생각하고 서로 콜라보레이션(협업)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학부모님들은 아이의 인생 전체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전문가이세요. 교사는 교육활동을 하는 학교에서 아이를 바라보는 교육 전문가죠. 그래서 협업하는 사이가 되는 거죠. 그런데 우리가 사적으로 만날 때 문제가 되죠. 내가 필요하니까 밤에 전화해도 되고, 아무 때나 문자를 보내든가 하는 일은 사적인 접근이 되는 거죠. 전문가는 서로의 영역에 대해서 존중해요. ‘나는 이 부분에서는 잘 알지만 당신의 영역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하는 마음으로 대해야 합니다. 우리가 보통 업무로 전문가가 만나면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고 서로 다른 관점을 수용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니까요.
예비교사와 저경력 교사에게 필요한 좋은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외국의 경우에는 주기적인 리트릿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학생들의 정서를 돌보고 마음을 만져주어야 하는 직업이기에 마음을 회복하는 프로그램이 매우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우리도 교사전문가 한 명을 길러내는 데에 매우 많은 과정이 있는 만큼, 교육전문가들을 매우 소중하게 여기고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도 치유 힐링캠프 같은 것들이 분기별로 이루어지고 있지요. 이런 프로그램들이 더욱 많아지고 세분화되어서 쉼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타시도 상담도 지원하고 계시다고 들었는데, 충북만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제가 알기로는 지금 충북은 다른 시?도교육청과 비교할 때 가장 잘 운영되고 있다고 판단이 됩니다. 다른 곳과는 달리 교원치유센터의 담당자(장학사 및 교사)님이 단독으로 집중해서 업무를 하고 계시고 또 역량도 뛰어나십니다. 접수 시에 면접부터 신속하면서도 매우 질 높은 상담이 이루어지기에 본 상담으로 연결될 때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상담전문가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제가 다른 시?도교육청에 가서 충북의 사례를 자랑하며 소개하기도 합니다. (웃음)
마지막으로 교사들에게 꼭 필요한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당신은 전문가입니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일을 감당할 수 있는 훈련과 교육과 연수를 거친 전문가입니다. 그리고 당신께서 감당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시스템에 의해서 그 다음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교장?교감 선생님 즉, 전문가를 돕는 슈퍼바이저, 전문상담가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교사는 다양한 학생들에 대해서 지도할 역량을 가진 것이지 모든 학생에 대해서 완벽하게 지도할 수는 없습니다. 감당이 되지 못할 상황이 오시면 다양한 통로로 도움을 요청하시길 권면드립니다.

EDITOR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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