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예술 소통과 공감의 통로 [ㅊ·ㅂ]
제천 청소년 연기영상캠프 ‘레디액션’
'영화 제작·기획을 통한 학생들의 소통의 장'

전국의 지자체마다 지역 농·특산물이나 랜드마크 등을 내세운 네임 브랜드가 있다. 충북도의 경우, 바이오·태양광 산업을 뜻하는 ‘생명과 태양의 땅’을 내세우고 있고 수려한 자연경관과 한방의 고장으로 알려진 충북 제천은 ‘청풍호반도시’, ‘자연치유도시’를 네임 브랜드로 적극 홍보하고 있다. ‘청풍호반’, ‘자연치유’ 외에도 제천만의 강점을 나타낼 수 있는 또 다른 네임 브랜드는 바로 탄탄한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영상문화산업도시’이다.
지난 2008년 11월, 제천영상미디어센터 ‘봄’을 개관한 제천시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중 눈길을 끄는 것은 청소년 연기영상제작캠프 ‘레디액션’이다.

영화 제작·기획을 통한 학생들의 소통의 장, 다양한 진로 제공하는 ‘레디액션’
지역의 영상미디어 분야 청소년 인재 육성을 목표로 어느새 7년 차에 접어든 ‘레디액션’은 청풍영상위원회에서 시작되어 2019년 5월 제천문화재단이 출범한 이후에는 한층 더 체계화된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레디액션’은 해마다 여름방학이면 감독과 배우 등을 꿈꾸는 중·고등학생 20여 명이 모여 기초교육을 수료하고 각 분야별 전문가의 지도 아래 연기부터 연출, 촬영, 편집까지 직접 맡아 단편영화를 제작하는 사업이다.
‘레디액션’ 출신 청소년들은 서울예술대학교, 서울영상고등학교, 한림연예예술고 등을 비롯해 방송 및 영화 관련 분야로 진학하고 있으며, 각종 공모전에서 좋은 수상 소식을 전하고 있다. 2015년 제작된 단편영화 ‘비가 되고 싶습니다’는 제5회 충무로 단편영화제에서 청소년, 고등학생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의 값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지난해 제작된 단편영화 ‘만원’은 제6회 남한강영화제 학생부 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단편영화 ‘만원’은 제천상고 김종민 학생이 연출하고 제천고 정원근, 서울영상고 반하얀 촬영, 제일고 현정민, 세명고 구자용 학생 등이 제작한 영화로 어릴 적 용돈으로 받은 ‘만원’을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하던 추억을 떠올리며 제작된 단편영화이다.
‘레디액션’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앞서도 언급했듯 영상미디어센터 개관에 따른 각종 영상 장비들이 잘 갖추어져 있는 인프라 및 환경과 함께 다양한 분야별 전문가의 지도, 그리고 청소년들이 직접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제작이 진행된다는 점이다.
일반 영화에 비해 러닝타임이 짧은 단편영화라도 하나의 작품에 투입되는 시간과 여러 스텝들의 노고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이렇듯 어른들도 쉽게 하지 못하는 작업을 청소년 개개인의 강점을 살려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킨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이다. 캠프 참여 청소년들은 새로운 친구들과의 협업을 통해 한 편의 영화 제작 과정을 경험하고, 이 같은 경험은 앞으로 더 크고 어려운 영화 작업을 할 때 밑거름이 될 것이다.
영화의 주체가 청소년인 만큼 기성세대의 시각이 아닌 평소 청소년들이 공감할 수 있거나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제작되기에 작품의 주제도 다양하다.
‘레디액션’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학교폭력을 주제로 한 단편영화도 있으며, 급식소 영양사 선생님과 조리 선생님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한 작품, 당시 사회현상을 주제로 한 작품도 제작되었다. ‘레디액션’은 체계적이고 수준 높은 교육을 통해 지역의 청소년들이 다양한 분야로 진로를 설정하고 개개인의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지역 영상미디어 분야 청소년 육성에 기여하는 ‘레디액션’
지역의 영상미디어 분야 청소년 인재 육성이라는 목표처럼 기수별 운영에 따른 일정 규모의 수료생을 배출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레디액션’ 한 기수 당 참여 청소년들은 20여 명으로 지난해 기준 200여 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10편이 넘는 단편영화를 제작하며 ‘레디액션’ 캠프를 수료했다. 이들은 단순히 캠프 수료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영화·영상 관련 고등학교, 대학교 진학 후에도 후배들을 위해 캠프에 참여하고 있다.
제천교육지원청에서도 지난 2018년 제1회 제천청소년영화제를 개최하며, 청소년들에게 영화제 기획 및 관객과의 만남이라는 소중한 경험을 쌓게 해주었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차지하며 한국 영화사에 큰 업적을 남겼다. 흔히들 ‘청소년들이 지역의 미래다’라는 말을 한다.
제천문화재단의 청소년 연기연상제작캠프 ‘레디액션’을 통해 지역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제2, 제3의 봉준호 감독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EDITOR AE류정미
충북문화재단 충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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