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예술 소통과 공감의 통로 [ㅊ·ㅂ]
커뮤니티를 위해 총대를 멘 자, 일상과 예술 속에서 청년을 말하다.
'재즈피아니스트 김재민'

재즈피아니스트 김재민님은 충주예술인협회의 주축으로 활동 중이다. 충주가 낳은 재즈피아니스트라는 주변의 애칭 속에서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 예술가 김재민. 청년의 삶, 그 안에서 위로와 공감을 예술로 풀어내기 위한 그의 프로젝트는 과연 무엇일까.
요즘 핫하다는 로컬 문화를 들여다보면 충주의 아티스트들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재미있고 다양한 실험들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것을 우리는 그 지역에 있지 않아도 SNS라는 네트워크를 통해 접할 수 있다.
‘청년들 다 모여라’라는 동네 친구 모집을 하는 것 같은 포스터가 그래서 더 눈길이 갔다. 성장하고 있는 문화예술의 도시에서 또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고 있구나. 이곳에서도 청년들은 서로를 확인하고 느슨하게 연결되어 위로받기를 원하는구나. 그 커뮤니티를 위해 총대를 멘, 재즈피아니스트 김재민 님을 만나기 위해 토요일 저녁 충주로 달려갔다.
재즈피아니스트 김재민

‘청년들 다 모여라’라는 타이틀의 청년 Talk Party를 기획하셨는데요, 직관적이면서도 흥미로운 기획입니다. 어떻게 구상하시게 되었나요?
저를 포함한 충주 청년예술인협회 멤버들이 살로메 재즈하우스에서 많은 활동을 하다 보니 이곳을 시작으로 충주 지역 내 청년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싶다는 목적이 처음이었어요. 포스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거창한 목표보다는 그냥 ‘청년들끼리 서로 모여 자신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함께 공감하는 프로그램’으로 다소 가볍게 준비했죠. 초반에는 공연 위주로 기획했지만, 최근에는 재즈를 통해 예술을 더욱 폭넓게 이해하고 그 안에 청년으로서의 저의 문제의식을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요즘에는 특히 일자리 문제를 비롯한 사회문제들에 청년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잖아요. 저 역시 청년이고 그 문제의 당사자로서 청년들이 단순히 공연을 보는 것을 넘어 이런 이야기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하면 나름의 위로와 공감의 자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컸죠. 그리고 코로나도 많이 완화되어서 이렇게 모이는 자리가 아주 어렵지 않게 된 것도 한몫했다고 할 수 있고요.
공연을 진행한 충주청년예술인협회 멤버. 왼쪽부터 Bass 김재은, Vocal 이미소, Piano 김재민, Guitar 권오현

충주 청년예술인협회와 오늘 함께 하시는 거죠? 어떤 커뮤니티인지, 그리고 오늘 행사는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충주 청년예술인협회는 2019년에 조직되어 처음 활동하게 된 커뮤니티에요. 처음에는 만들고 나서도 이 커뮤니티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몰라 많이 헤맸어요. 그러다 오늘 저희가 공연하는 이곳 살로메의 운영자이신 김세영 대표님을 따라다니면서 기획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깨너머로 보고 배운 거죠. 첫 기획이라 다소 부족한 것들도 있겠지만 오늘의 참여자분들에게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오늘 행사 참여 인원은 약 15명 정도 될 것 같고요, 인스타그램으로 라이브 방송도 함께 진행하려고 해요. 첫 순서는 참여자들이 모두 둘러앉아 다과를 함께 먹으면서 앞서 말씀드린 본인의 삶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시간이에요. 가끔은 일상의 이야기들이 더 위로 혹은 공감으로 다가올 때도 있잖아요. 이야기가 끝난 후에 바로 충주 청년예술인협회의 재즈 공연이 바로 이어지고요.
청년토크파티 후에 진행된 충주청년예술인협회의 재즈 공연. 이 날 청년의 고민을 담은 자작곡 2곡을 공개했다.

커뮤니티에 다양한 청년들이 오겠네요, 그렇다면 커뮤니티가 정의하는 청년에 관해서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는 가벼운 마음으로 오실 수 있는 자리로 기획했지만, 막상 청년들은 주저하시게 될 수도 있어요. 그리고 ‘내가 청년인가, 몇 살까지 청년인 건가?’라는 고민으로 망설이실 수도 있고요. 그런데 저희 커뮤니티에서 말하는 ‘청년들 모여라’의 청년은 법정 나이로 정한 청년의 나이만을 청년으로 정의하지 않았어요. 본인이 생각했을 때 ‘내가 청년이다’라고 느끼면 누구나 올 수 있도록 기획했죠. 청년은 무엇이라고 단정 지어 정의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 놓여있는 사람들이 본인을 청년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쉽게 예를 들어 식물의 성장에서 본다면 이제 새싹이 막 돋아나 세상을 둘러보는 상태일 수 있겠죠. 그렇기에 더 불안하고 많은 경험을 해야겠지만 성장해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잖아요. 각자 그 분야가 다를 뿐이지 완성하겠다는 패기 넘치는 의지가 있다면 누구나 청년이지 않을까요?




충주에서 활동하는 재즈피아니스트로서의 ‘김재민’의 활동도 듣고 싶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더욱 자주 오갔지만 지금도 한 달에 한두 번은 서울의 재즈 클럽에서 공연해요. 재즈바에 연주자들이 모여 공연하는 문화는 미국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 제가 사는 지역은 생소하지만, 상대적으로 서울에는 잘 정착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공연을 잡는 것은 긱을 잡는다는 표현으로 쓰기도 하는데, 요즘에는 많이 줄어서 아쉽기도 해요. 그렇지만 지금 지역에서 제가 더 의미 있는 일에 많이 참여하고 기획하고 있기 때문에 아쉬움은 덜하죠. 이곳 살로메에서 하는 활동도 정말 다채롭거든요.
지역에서 활동해서 돈도 많이 못 벌 것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그것은 그분들이 이 생활을 하지 못했기에 나올 수 있는 발상일 거예요. 현실을 그렇지 않거든요.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해나가다 보면 돈이 들어오는 기회들이 조금씩 열리고 지역에서도 충분히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 부분에 대해서 저 역시도 주변에서 이미 활동하고 계시는 다른 뮤지션분들에게 조언을 많이 구하고 한동안 혼자 생각을 정리해보기도 했는데 결론은 돈을 좇는 것에만 포인트를 두지 않기에 저는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그렇기에 앞서 말한 편견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고 있어요. 편견보다는 관객이나 주변 사람들이 뮤지션으로서의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떤지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죠.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삶 자체가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저는 현재에 100% 만족해요.

문화예술기획 기업이자 복합문화공간인 '살로메'. 현재 매주 통됴일 '재주하우스'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을 선보이고 있다.

충주가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더욱 많은 시민과 소통하기 위해서, 어떤 활동을 기획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오늘 저희가 진행하는 이런 작은 공연과 행사도 사실 많은 분들이 생소하게 느끼실 수 있어요. 그런데 저희가 살로메에서 공연하면서 느낀 것은 한번 이러한 문화 경험을 하신 분들은 또 다른 공연이 있을 때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신다는 거예요. 특히나 재즈의 경우에는 몰라서 안 오신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모든 예술이 그렇겠지만 재즈 역시 배우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거든요. 경험을 안 해봤기 때문에 무엇이 재미있고 얼마나 즐거운지 모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아쉬운 것은 충주는 대학이 다 시 외곽에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져 대학 청년들의 유입이 어렵다는 부분이에요. 청년들이 충주 시내로 나오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또 그들에게까지 다양한 문화예술의 정보들이 닿지 않는 것도 문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행사도 지역민을 대상으로 SNS 홍보를 진행했는데, 이처럼 문화예술 정보가 많은 시민에게 노출될 수 있는 마케팅도 중요한 부분이에요. 그렇기에 오늘 저희가 하는 행사를 시작으로 많은 청년이 충주의 문화예술 경험을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자리를 만들고 싶어요. 지금은 그 초기 작업으로 저희 자체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중이죠.

EDITOR AE류정미
충북문화재단 충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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