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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가 마을에 있을 때 <오소록>

  •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이 제한되면서 우리는 동네에 무엇이 있는지 집중하게 되었다. 하지만 팬데믹 이전에도 지역 중심의 문화 운동에 대해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연구하였다. 예술가가 마을에 있을 때,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가능성에 많은 지자체에서도 ‘지역 예술가’를 위한 사업들이 구축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코로나-19의 백신이 조금씩 사람들에게 닿아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제 곧 사람들이 만나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행복한 상상을 하게 된다. 문화예술교육을 하는 많은 이들이 하나같이 이야기하는 것은 ‘나’로부터 시작하는 문화예술교육이다. 나의 이웃, 나와 비슷한 연령,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갖는 이들을 만났을 때 비로소 진정성 있는 활동이 시작되기 때문일 것이다. 청주는 시 단위의 권역으로 꽤 규모가 있는 도시이다. 하지만 구(舊) 청원군 지역은 여전히 농촌의 모습으로 자리한다.(*2014년 청주, 청원 통합) 도시 사람들은 청주의 외곽으로 터를 잡기도 하였고 도농 지대가 큰 범위에 만들어졌다. 원래 그곳에 살던 이들과 도시에서 이사 온 사람들이 함께하는 마을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이런 마을에서는 종종 주민들 사이에 심적 괴리가 자리하곤 하는데 문화예술교육이 과연 이런 현상에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청주 남일면 지역의 개미실 마을에 살고 있는 예술 단체 오소록의 변상이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논에서 참여자들과 안녕하세요. 이라는 이름이 생소한데, 어떤 뜻을 갖고 있나요? 그리고 이곳에서 활동을 한 계기는 무엇일까요? 우선, 저는 클래식 음악을 전공하였고 대학원에서 문화예술교육을 공부하였어요. 그리고 기관에서 운영하는 기획자 양성 코스를 경험한 적도 있었는데 그때 들었던 이야기 중에, 나의 주변에서 기획의 시작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사는 동네를 찬찬히 들여다보게 되었는데, 원래는 산이었던 곳이 개발되어 마을이 만들어졌고, 그 주변에 원래 살던 사람들도 있었어요. 그리고 저희 어머니는 꽃차를 만드시고 저는 음악을 전공해 연주를 하는 사람이었고요. 마을 사람들이 서로 만나거나 하는 계기가 없다고 생각했고 이런 요소들을 마을 리서치를 통해 발견하였어요. 그래서 사람들과 함께 꽃차와 음악을 활용한 만남을 기획하여 잔치를 만드는 것을 해봤어요. 그러다 석사논문을 쓸 때가 되었을 때, 제가 경험한 마을의 이야기를 다시 실현해보며 연구를 해보자는 마음이 생겨, 다음 기획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이곳이 활동 지역이 되어 버렸어요. 오소록이라는 이름은 제주도 말로 일종의 같은 어감의 단어에요. 제가 제주도에서 생활한 적이 있는데, 그때 지인들이 사용하는 것을 보고 힌트를 얻었지요. 저도 이곳에 오소록한 곳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이름을 그렇게 지어보았어요. (左) 오소록 변상이 대표 (右上) 논두렁 콘서트 모습(연구원들) (右下)꽃차 만드는 곳에서 참여자들과 함께 그럼 주 전공인 음악 연주에 관한 기획이 만들어졌었겠어요. 아무래도 그것이 익숙한 일이었을 테니까요. 그렇지만은 않아요. 저도 처음엔 그것이 조금 어려웠는데 아무래도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에는 저의 분야를 강요하는 것보다는 그들에게 자연스러운 것이 더 좋다고 생각했어요. 저희 집은 꽃차를 하는 것으로 마을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어요. 왜냐하면 어머니가 항상 꽃을 따러 마을을 돌아다니시거든요. 사실 지금도 꽃을 따러 가셨어요...(웃음) 저는 어머니와 함께 하는 것이니 제 역할을 딸의 임무로 생각하고 기획을 해보았어요. 마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꽃차를 만들어보고 엄마는 꽃차를 소개하고 경험을 나누는 것이죠. 저는 이들의 딸 역할을 하면 되는 것이었어요. 마을의 딸이 되어 버린 거죠.(웃음) 그리고 저는 마을 분들을 관찰하며 인터뷰도 하고.. 사실 논문을 위한 것이었지만 마을 분들의 모습을 면밀히 살펴보니, 조금씩 변화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며 큰 행복감이 느껴지더라고요. 처음에 음악을 내려놓는 것이라는 생각하고 나의 기반을 놓고 다른 것을 한다는 마음에 어려웠지만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이래서 문화예술이 필요한 것이구나’하는 작은 깨달음을 발견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한 개 활동이 마무리되었을 때, 참여자분들이 다음엔 무엇을 할 것인지 계속 물어봐 주셨어요. 그렇게 생긴 게 지속성인 것 같아요. 다음을 생각하고 기획을 시도하는 것? 저의 다른 부분인 음악을 함께 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이들과 함께 활동을 지속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올해는 연주를 함께 하는 친구들이 이곳 마을을 연구해보고 활동의 시작부터 같이 하는 것을 시도하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그들의 변화를 지켜보고 설득하는 역할을 하고요. 제가 이 친구들보다 뛰어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단지 문화예술교육으로 바뀌는 사람들을 보고 작은 깨달음을 얻었던 것처럼 연구원들과도 공유하고 소개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마을 연구활동 앞으로 오소록의 활동을 생각한다면 어떤 미래를 꿈꾸고 계시나요? 저는 이곳이 생태 이슈와도 관련 있다고 생각해요. 마을 주민과 만나는 활동 이외에도 예술가들을 초대하여 이곳에 관한, 그리고 생태에 관한 활동을 진행해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단순히 행사처럼 왔다가는 것이 아닌 어느 정도 예술가들이 이곳에 함께 기거하다가 갈 수 있는 곳을 만드는 것에도 관심이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농막을 이용해 공간을 만드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기도 하고요. 마을 주변의 산에 조금씩 공사를 하고 있어요. 제가 주로 아는 사람들은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지만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우리 마을을 거점으로 다양한 활동을 지속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변상이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 시간은 2시간 남짓이었다. 많은 이야기들 속에서 소소한 것 같지만 진정성이 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세상을 바꿀 것만 같은 이야기를 줄줄이 내놓은 많은 기업형 예술 단체와 다르게 우리 동네의 이야기로 시작하여 우리 동네에서 어떻게 살지에 관한 이야기로 앞으로를 상상하는 것은 로컬 택트의 시대에 알맞은 고민이 아닐까 한다. 변화하는 마을에 예술가 한 명이 살고, 마을의 딸이 되어 이들의 삶에 행복을 전달하고 앞으로의 마을 모습을 꿈꾸는 것이야말로 예술가가 마을에 있을 때 발생하는 아름다운 영향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의 오소록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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