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격제어
  • 즐겨찾기
  • 신문보기

LIFEGUIDES

BUSINESS

현대 의학의 관점에서 바라본 질환: 암

  • "환자분, 검사 결과를 보니 암인 것 같습니다." 드라마에서 비련의 주인공을 묘사할 때 흔히 들을 수 있는 대사입니다. 청천벽력 같은 의사의 말에 카메라는 핑 도는 어지러움, 정신을 놓을 것 같은 충격에 빠진 주인공을 비춥니다. 어제까지 행복하던 일상에서 산산이 부서져 버린 미래에 대한 불안이 겹쳐져 떠오릅니다. 드라마에서만 볼 수 있는, 현실에 없는 모습이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응급실에 이유를 알 수 없는 복통이나 잔변감, 복부팽만으로 와서 검사하던 중 복부 CT 검사에서 암 덩어리로 추정되는 모양을 처음 발견하게 되기도 하고 아무 증상 없이 가슴 X-ray를 찍었다가 좁쌀같이 퍼져있는 폐암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죠. 그러면 의사는 환자와 보호자께 어떻게 이 결과를 설명하고 전달해야 하나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국내 사망 원인 1위, 국내뿐 아니라 평균 수명이 늘어난 현재 세계 여러 나라의 사망 원인 1위는 암입니다. 그 중에도 가장 많은 암인 폐암은 일단 걸렸다 하면 5년 평균 생존율이 30%밖에 되지 않는 무서운 질환이죠. 우리가 암에 걸렸다는 말을 무서워하는 이유입니다. 그만큼 암에 관한 연구는 많고 깊습니다. 치료 방법도 다양하고 계속 발전을 거듭하고 있죠. 실제로 암 진단 시 5년 생존율은 과거보다 많이 발전하였습니다. 새로운 치료 방법과 약이 나왔다는 뉴스가 나오면 암을 정복하게 되는 게 아닐까 기대도 하게 되는 우리입니다. 하지만 수십 년간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고 있죠. 과연 현재의 암 치료는 어디까지 와있는지, 달리 생각해 봐야 하는 부분이 있는 건 아닌지 폭넓게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일단 암의 정의부터 살펴봐야 할 텐데요. 몸에 혹이 발견되었을 때 그게 다 암은 아닙니다. 혹, 같은 말로 종양은 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으로 나뉘는데요. 비정상 세포 분열이 있었지만, 저절로 멈추거나 주위 조직으로 퍼지지 않고 단단한 피막에 쌓이는 종양을 양성 종양이라고 합니다. 혹, 결절, 낭종, 용종 등으로 불리기도 하죠. 대표적으로 지방종, 피부낭종, 혈관종, 신경섬유종, 자궁근종 등이 있습니다. 생명을 위협하진 않지만 중요한 기관을 누르는 경우, 호르몬을 분비하는 종양의 경우나 통계적으로 악성으로 잘 변하는 장기의 종양은 제거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미용상 필요한 경우에도 제거합니다. 양성 종양이 아닌 주위 조직으로 침윤, 점점 퍼지면서 다른 조직을 잡아먹는 형태의 종양을 악성 종양, 다시 말해 암이라고 합니다. 세포가 무한히 증식하면서 다양한 세포의 크기를 보이고 형태도 다양하며 세포 경계도 불분명한 특징이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혈관으로 퍼져서 다른 장기로 이동하기도 하고 림프샘을 통해 퍼지기도 합니다. 수술만으로 완벽하게 제거가 되지 않아 항암제,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일이 생기게 되죠. 암에 고통스러운 치료 과정이 동반되는 이유입니다. 원래 세포는 새로 태어나면 자연스럽게 분열, 증식합니다. 복제하고 나뉘어 늘어나는 과정이죠. 미분화, 어떤 종류의 세포든 될 수 있는 상태에서 분화, 한 종류의 역할을 하는 상태로 점점 변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DNA에 있는 텔로미어가 짧아지면서 자동으로 분열, 증식을 멈추고 시간이 지나면 괴사, 자가 흡수를 통해 사멸되는 게 일반적인 세포가 가지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하지만 암세포는 다릅니다. 다양한 DNA의 변이 때문에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과정이 없이 무한 증식이 일어나게 되고 주위에 세포가 먹고 사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홀로 독점하면서 커나갑니다. 그럼 DNA의 돌연변이는 무조건 나쁜 것일까요? 아닙니다. 생명과 종의 다양성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죠. 모든 DNA가 정확하게 같은 복제만을 거듭한다면 인류, 아니 생명체는 하나의 모습을 하고 있었을 것이고 환경 변화에 대처하지 못해 이미 멸종했을 것입니다. 그럼 암은 돌연변이에 의한 질환이 맞을까요? 돌연변이는 이름 그대로 갑자기 이유 없이 운 나쁘게 생긴 것이니까 암에 걸리는 것도 단지 운이 나쁜 것일까요? 인류의 평균 연령이 늘어나면서 피할 수 없는 결과일까요? 현대 의학의 암에 대한 관점은 암이 유전자 변이에 의한 질환이라는 시각을 토대로 발전해 왔습니다. 부분적으로 이 말은 맞습니다. 그럼 돌연변이로 생긴 세포 덩어리이니 제거하고 나면 그만일까요? 하지만 후생유전학이라는 학문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틀린 말이 됩니다. 그 개체가 사는 환경의 변화에 따라 유전자의 돌연변이 여부가 극명히 달라지는 경우가 발견되기 때문이죠. 예를 들면 같은 유전자를 가진 쌍둥이 두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이 두 사람이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지내면 외관과 건강상태는 물론 암 발병률 또한 극명히 달라지는 사례가 많습니다. 환경이 유전자의 발현을 결정하는 것이죠. 유전자를 바꿀 순 없지만 암 유전자가 커지지 않게 할 순 있습니다. 이것이 후생유전학 관점에서 ‘암을 고혈압과 당뇨와 같이 대사질환의 하나로 봐야 한다.’, ‘치료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암세포를 보는 관점을 DNA가 들어있는 핵만 볼 것이 아니라 핵을 둘러싼 세포 환경을 봐야 하고, 더 넓게는 우리가 살아가는 자연환경과 우리의 습관까지 챙겨 봐야 암 예방이 가능하다는 표현을 할 수 있겠습니다. 인간의 외부에서 다양한 환경을 통해 노출된 발암 물질들이 인간의 내부에 축적되어 나쁜 세포 환경을 만들고 이는 미토콘드리아 등 세포 내 구성 물질의 변화를 일으켜 DNA의 변이를 만든다는 것이지요. 정리하면 부모로부터 암이 생길 수 있는 유전자를 받아 태어났다 하더라도 어디서 지내고 어떻게 먹고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 암이 생길 수도 있고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암 유전자가 켜지지 않는 생활 습관을 지닌 사람은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도 암이 생길 가능성이 작아지는 것이죠. 오늘은 암에 대한 관점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위와 같은 관점에서 암에서 치유되기 위해 어떤 치료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맛집

문화

교육